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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남섬의 빙하 지대를 꼭 보고싶었지만, 휴가가 짧아서 슬픈 회사원이라... 가서 트레킹을 할 시간은 없고, 테카포에서 출발하는 헬리콥터 투어를 이용해서 잠깐이나마 빙하지대를 볼까 했었다. 그런데 우리 여행기간 동안에는 비수기여서 그랬는지 헬리콥터 운행을 안한다고... 대신 근처의 Glentanner Helicopter Line은 운행한다며 추천을 해 주었다. (정식 명칭은 Mount Cook Helicopter Line인듯 하다.) 우리의 원래 일정은 테카포에서 바로 퀸스타운으로 갈 계획이었는데, Glentanner에 들르게 되면 약 1시간가량의 detour가 발생하는 상황. 헬리콥터 투어 가격도 만만치 않고, 잠깐의 헬리콥터 투어를 위해 저렇게 돌아갔다 올 가치가 있을까...? 엄청 고민했는데, 남편의 깔끔한 상황 정리. "그냥, 하고 싶으면 해!"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홈페이지에서 투어 예약을 하고 갔다. 40분 코스였고, 태즈먼 빙하(Tasman Glacier)와 아오라키(Aoraki)를 볼 수 있는 코스. 맘 같아선 더 서쪽에 있는 Fox / Franz Josef Glacier 까지 보고 싶었지만.... 가격의 압박으로...ㅠㅠ 우리가 한 헬리콥터 투어가 인당 450NZD 정도였는데, 대략 40만원 가까이 하니... 계산해 보면 1분당 만원꼴인 셈. ㅋㅋㅋㅋㅋㅋ 후덜덜..

 

아침 10시로 헬리콥터 투어를 예약했고 투어 장소에는 30분 전에 도착해야 했기에, 일어나서 테카포 호수의 아침을 조금 즐기다가 바로 출발했다. 

 

테카포 호수에서 퀸스타운으로 가는 길에는 푸카키 호수(Pukaki Lake)가 있다. 푸카키 호수의 남쪽을 지나게 되는데, 우리가 헬리콥터를 탄 글렌태너는 호수의 북쪽 끝에 위치해 있어서, 호수의 서쪽 둘레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요렇게.

그렇게 만난 푸카키 호수는....

 

 

정말 한 폭의 그림 같다.

하늘보다 하늘색인 호수. 테카포 호수가 정말 차갑고 맑은 호수처럼 보였다면, 푸카키 호수는... 호수같지가 않다, 너무 비현실적인 물빛 때문에. 밀키 블루(milky blue)라고 표현하던데 딱 그 색이다. 왜, 파란색 물감에 흰색 물감 섞은 하늘색물감색(!). 파란빛, 하늘빛, 에메랄드빛은 봤어도, 이런 빛깔의 물은 본 적이 없어...

빙하가 녹으면서 함께 흘러나온 성분들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색을 띈다고 한다. 신기해... 무슨 성분일까? (갑자기 탐구심 돋네.)

 

 

 

중간중간 차를 멈춰서 저 풍경을 한껏 즐기고 싶은 생각이 여러번 들었지만, 투어 시간에 늦으면 안 되었기에... 투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하자며 쉬지않고 달렸다. 그리고 도착한 글렌태너의 마운트 쿡 헬리콥터 라인.

 

중국인 여자분 2명하고, 서양인 남자애들 2명, 그리고 우리 둘 이렇게 총 6명이 함께 헬리콥터를 타게 됐고, 타기 전에 몸무게를 재고 (헬리콥터 균형이 어느 정도 맞도록 자리 배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재는 듯) 안전 수칙을 들은 후 탑승했다. 정말 운이 좋게도 하늘도 참 맑고, 날씨가 좋았다. (Lucky!) 파일럿 아저씨가 자리를 정해 주는데, 출발할 때 우리는 헬리콥터 운전석 뒷줄에 앉게 되었다.

 

 

파일럿 아자씨 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였더라....

우리도 저 헤드셋 끼고 탔다. 헬리콥터 타는 느낌 좀 나는데....?

 

 

 

점점 멀어지는 푸카키 호수.

 

 

 

빙하 위에 내리기 전에도 이렇게 꽤나 가까이 접근한다.

 

 

 

Finally on top of the glacier!

파일럿 아자씨가 친절하게 여기저기서 사진도 찍어준다.

이 사진은 우리가 좀 놀다가 찍어서 저렇게 여기저기 발자국도 나있고 한데,

 

 

처음에 내리면 이렇게 발자국 하나 없는 모습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사진. (정작 오빠는 별 감흥 없는듯..?)

 

 

정말 무슨 TV로 보던 다큐멘터리 화면 안에 뿅 하고 들어온 느낌이다.

같이 탔던 서양인 남자애들은 자기들끼리 눈싸움하고 난리났다ㅋㅋㅋㅋㅋ

 

 

파일럿 아자씨랑도 한장 찰칵 남기고! (오빠랑 나 표정 완전 씐나있음)

 

돌아가는 길에는, 오빠랑 내가 파일럿 아저씨 옆자리에 앉게 되었는데...(일부러 올때 갈때 자리를 바꿔 주는듯) 여기가 완전 명당이다. (Lucky 2222!!!) 아무래도 뒤쪽에 타면, 앞 창문은 앞에 앉은 사람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서 옆 창문을 보게 되는데 다소 시야가 제한되는게 사실. 물론 그렇게만 봐도 너무너무 멋진 풍경이지만, 앞쪽에 타면 정말 시야가 넓다. 사진도 훨씬 멋지게 나오고... 마치 내가 다큐멘터리 카메라맨이 된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느낌.

 

 

다시 이륙하는 헬리콥터.

신기한 빙하의 표면.

 

 

 

 

 

다시 푸카키 호수와 가까워지고 있어!

막판에 거의 다 와서 바람이 한번 불었는지 헬리콥터가 심하게 꾸울렁 해서 놀랐지만...

파일럿 아자씨는 눈하나 깜짝 안하는 걸로 봐서 자주 있는 일인듯;

하긴 회사 헬리콥터 몇번 타보신 분들이 말씀해주시길, 헬리콥터가 자칫 잘못하면 엄청 위험하다고 하더라. 바람이 불면 컨트롤이 안된다고...

그러니 날씨가 조금만 안 좋으면 운항하기가 힘들고. 우린 우리가 계획한 날에 탈 수 있었던데가 날씨도 너무 맑고 아름다웠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야 :)

 

 

 

 

 

이제, 퀸스타운을 향해 출발해볼까. 퀸스타운으로 가려면 다시 푸카키 호수의 서쪽 둘레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돌아가는 길에 잠시 차를 멈추고, 뉴질랜드의 하늘색 빛깔들을 두눈 가득 담아본다.

 

 

 

오빠, 갈길이 멀다.

어서 가자구. 퀸스타운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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