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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신부:)

결혼

세실류 2015. 8. 6. 00:24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우린 나이도 꽤 어린 편인데, 오빠는 사귄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결혼을 종종 얘기하곤 했었다. 처음엔 나는 오빠를 잘 모르니 "나도"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었는데, 오빠는 그걸 굉장히 서운해 했었지.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어느 순간 내 입에서도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아주 어릴 때 결혼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 평균보다는 일찍 결혼하는 편인 것 같다. 요즘엔 하도 살기가 팍팍하니, 결혼할 돈 모으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지. 다들 오래 공부를 하기도 하고.

내 동갑인 친구들 중에서는 거의 가장 빨리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친구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떻게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어?”

 

, 어려운 질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오빠 옆에 있으면서 오빠에 대한 강한 신뢰가 생겼기 때문이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보듬어 주는 건 물론이고, 갈등이 생겼을 때 적절한 대화와 애교로 풀 줄 알며, 그리고 여러 방면에서 느껴지는 책임감. (뭐야, 완벽한 사람이잖아????) 이 사람이라면 인생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같이 있을 때 편하고, 즐겁다. 함께 이것 저것 같이 하는 게 좋다. 여행, 낮잠, 먹방, 수다 등등. 같이 있다 보면 따로 집에 들어가는 게 싫다.

세 번째는, 뭔가인생의 고난과 역경도 오빠 손을 꼭 잡으면 다 헤쳐 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 든다. ㅎㅎㅎ

 

쓰다 보니까 너무 낯간지럽다.

 

아무튼 한 때 결혼하기 싫다고 말하고 다니던 나였는데, 이렇게 제일 먼저 결혼한다고 하니까 다들 신기해 하고 있다.

물론 결혼관이 바뀐 이유가 오롯이 오빠 때문인 것만은 아니고ㅋㅋㅋ 그냥, 나는 뭔가 대단한 삶을 살아야 행복한 건 줄 알았는데, ‘결혼이라는 건 그 대단한 삶을 만들어 내는 데 장애물 같은 거라고 생각 했었는데사실 대단한 삶이라는 게 별거 없는 것 같다는 생각?

그냥, 내 옆을 지켜주는 따뜻한 사람들과 오손도손, 가끔은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내 옆을 보니, 사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오빠가 있었다. (오글오글)

 

말이 길어진다. 헤헤. 어쨌든, 결혼하게 됐다.

내 블로그엔 당분간 결혼 준비 이야기가 올라오게 될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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