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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순서대로, 하나하나 다 기록하려고 들면 영원히 끝내지 못할 걸 알기에...

이렇게 순간순간 글로 풀어보고픈 순간들이 떠오를 때마다 짧게나마 기록해 나가려고 한다.

 

2012년, 대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여름방학 두 달. 두 달을 꽉 채운 유럽여행, 그리고 그 중 1주일도 안 되는 아주 짧은 기간만 머물렀던 파리.

 

 

 

 

당시 독일에 살던 지홍이와 함께 프랑크푸르트에 있다가, 주말에 같이 파리로 와서

지홍이와 함께 1박 2일간 같이 여행한 후, 지홍이는 독일로 돌아가고 나는 3박 4일정도 더 머물러 있었다.

 

 

 

 

 

난 사실 약간 청개구리같은 성향이 있어서, 파리가 참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도시인 건 알았지만

"대체 거기가 멋져봤자 얼마나 멋지다고 다들 그렇게 열광하는거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그렇게 사랑받는 이유를 알겠더라.

 

도시가 그렇게 깔끔하지만은 않고, 세느 강 근처에서 살짝 냄새가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들은 큰 흠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여행 두달 간, 지홍이와 함께 있었던 독일을 빼고는 계속 혼자였는데, 딱히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었다.

혼자 즐기는 여행도 자유롭고 재미있었고, 또 여행 도중에 만난 친구들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파리에서는 유독 외로웠다.

이 도시의 모든 풍경들이 자꾸, '이걸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부모님도, 소중한 친구도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연인과 함께 하고픈 풍경.

 

그만큼 파리의 곳곳에서는 뭔가 로맨틱한 정서가 느껴졌다.

 

 

 

 

호스텔에서 혼자 여행하는 친구를 만나서 같이 다니기도 했는데, 그 때 간 '사랑해' 벽.

그냥 작은 벽에 여러 나라의 언어로 '사랑해'라고 적혀 있을 뿐인데... 저걸 보고 어찌나 외롭던지.

 

 

 

 

그리고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도,

마치 '자기가 그래봤지 탑이지 뭐'  라고 생각했던 내 코를 납작하게 해주려 벼르고 있었다는 듯

상상 이상으로 정말 크고 아름답게 우뚝 서 있어서.... 참 감탄했던 기억.

 

저 에펠탑 야경 쇼를 보면서 생각했지,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이 곳에 함께 다시 오겠다고.

남편이랑 연애할 때도 자주 얘기했는데... 오빠랑 꼭 파리 가보고 싶다고.

 

 

 

 

언제쯤 다시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만.

아침 일찍 샬롯 갱스부르 노래를 들으면서 마치 파리지엥이 된 양 파리를 활보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저질 트럭 기사가 지나가면서 빵 클락션을 울려 쳐다봤더니 윙크를 날리던 일도 생각나고.

당시엔 기분이 더러웠지만 뭐, 지나고 보니 추억이네. 불편한 시선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행자니까 받을 수 있는 시선이잖아.

 

지금 다시 파리에 가면 학생 때보다 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더 예쁜 옷을 입고, 사랑하는 남편이랑 같이 다닐 수 있을텐데.

언젠간 기회가 와 주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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