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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싱가포르 여행 중 가장 독특했던(?) 일정, 바로 쿠킹 클래스.

 

얼마 전 예능 '싱글 와이프'를 보던 중, 박명수 아내 한수민씨가 방콕에서 쿠킹 클래스 가셨던 걸 보고 저거다! 싶었다.

싱가포르 여행 떠나기 전이라 '싱가포르 음식'이 뭔지 잘 몰랐지만, 다른 동남아시아권 음식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동남아 음식 정말 좋아하는데, 항상 먹으면서 '독특하고 맛있다!' 생각만 하지, 어떤 재료들을 쓰는지,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몰랐기 때문에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여행자가 참여할 만한 쿠킹 클래스를 검색해 본 결과, 현지 전통 음식을 가르쳐 주는 곳은 푸드 플레이그라운드(Food Playground)와 쿠커리 매직(Cookery Magic) 정도였다. 그 중 가격이 좀 더 저렴하기도 하고, 우리 호텔 근처라 동선 짜기에도 좋은 푸드 플레이그라운드를 선택해서 예약했다. 예약은 푸드 플레이그라운드 홈페이지에서 가능. ( https://www.foodplayground.com.sg/ ) 가격은 두명에 S$198이었으니, 인당 S$99꼴이었다. 예약하는 인원 수가 많을수록 저렴해졌던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사실 인당 8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사알짝 부담이 되어서 할까 말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트립어드바이저 평도 너무 좋고 해서... 가보는 걸로 결정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음 :)

 

 

푸드 플레이그라운드는 차이나타운 내에 위치하고 있다.

 

 

 

 

저어-기 멀리 보이는 주황색 간판이 푸드 플레이그라운드.

 

 

 

 

요기! 초인종을 누르고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이 날의 클래스 인원은, 나와 남편을 포함해 총 네명! 클래스 시작 전에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을 한다.

서로 돌아가면서 소개도 하고... 사진 보고 요리 이름 맞추기를 하는데, 우리 네명 아무도 못 맞췄다는 ㅋㅋㅋㅋㅋㅋ

요리 이름 대부분은 말레이시아어에서 온 것 같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많이 본 것 같은 이름들이야....

 

( 아래 더 보기는 퀴즈 정답이 포함되어 있어서 접어두었습니다:-) )

 

 

저 밑에 깔려있는 흰 종이에는 이름을 쓰라고 해서 이름표구나 하고 적었는데, 알고 보니 요리할 때 쓰는 모자였다 ㅋㅋㅋ

저걸 펼쳐서 요리 모자로 변신.

 

 

 

 

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귀여움ㅋㅋㅋㅋㅋㅋ 내가 다 블러처리 했지만 저 모자에 각자 이름들이 써져있다.ㅋㅋㅋㅋ

본격적인 요리 시작 전에 저렇게 단체 사진도 한번 찍고. 우리 말고 저 두분은 각각 미국 텍사스, 호주에서 여행오신 분들이었다.

저 사진은 요리 가르쳐주신 Sera 선생님이 직접 찍어주신 사진인데, 요리 중간중간에도 계속 사진을 찍어주시고 나중에 이메일로 레시피와 함께 보내주신다.

 

 

이 날의 요리는 세 가지였다.

1. 나시 르막(Nasi Lemak): '나시'는 밥, '르막'은 코코넛 밀크라는 뜻. 생쌀을 코코넛 밀크로 끓여서 밥을 한다. 이 때 판단 잎(Pandan Leaf)을 갈아 즙을 넣어서 향과 색을 더하기도 한다.

2. 새우 삼발(Prawn Sambal): '삼발'은 매운 소스를 의미한다. 이 삼발 소스와 새우를 함께 볶은 것. 나시 르막이랑 비벼먹으니 완전 맛있었음..

3. 커리 퍼프(Curry Puff): 디저트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생긴 것과 만드는 과정은 우리나라의 군만두와 비슷하다. 속에 커리와 함께 볶은 야채 등을 넣어 기름에 튀긴다.

 

요리 메뉴는 요일마다 다르고, 6개월마다 한번씩 바뀐다고 한다.

 

 

 

 

 

 

삼발 만드는 재료- 샬롯, 고추, 쉬림프 페이스트, 캔들넛. 얘네들을 다같이 으깨서 삼발을 만든다. 삼발 향은 완전~ 김치 양념이랑 비슷. 김치 익은 향 말고, 왜 김치 담글 때 그 김치 양념 냄새....

저걸 다 으깨고 나서 나중에 팜슈가, 타마린드 쥬스 등을 추가한다. 처음 보는 신기한 재료들이 많아서 되게 즐거웠다.

처음 보는 재료들은 냄새도 맡아보고, 살짝 맛도 보고... 오감이 즐거웠던 시간.

 

 

 

 

오빠랑 내가 빚은 커리퍼프들.

마치 송편 빚듯이 반죽을 밀대로 밀어놓고, 안에 소를 채워넣은 후 끝부분을 손가락을 이용해 저렇게 무늬를 낸다. 난 정말 못했음... 오히려 남편이 잘했다. 왼쪽에 예쁘게 빚어진것들이 남편 작품 ㅋㅋㅋㅋㅋ

우리와 함께 요리 배웠던 서양인 아주머니들께선...ㅋㅋㅋㅋ 혼돈의 카오스가 ㅋㅋㅋㅋㅋㅋ

 

요리 하면서 각자의 나라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난 우리 나라 송편 얘기를 하면서, 커리 퍼프랑 만드는 방법이 비슷한데,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 낳는다는 말이 있다는 얘기도 하고...

같이 클래스 들었던 아주머니들께서, 각자 사는 나라에서 주로 무슨 음식들을 먹는지, 어떤 요리를 해 먹는지도 얘기해 주셨다.

텍사스는 멕시코랑 가까워서 멕시코 영향을 받은 음식이 많은데 그걸 Tex-Mex라고 한다고 하더라. 멕시코 음식 좋아하는데.... 먹어보고 싶다. (넌 싫어하는 음식이 뭐니....?)

 

 

Sera 선생님이 집에서 밥 자주 해먹냐고 물어보셨는데... 우리 둘다 일하고 있어서 자주 해먹진 않는다고 하니, 주로 누가 요리하냐고 하길래... 우리 둘 다 하고 주말엔 내가 늦잠 자서 남편이 많이 해준다고 하니까,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들이 요리하는거 많이 봤다고 ㅋㅋㅋㅋㅋㅋ

난 그냥 웃었다. ㅋㅋㅋㅋㅋ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짠! 이렇게 완성한 요리. :) 저 오믈렛 비스무리한건 미리 만들어두셔서 같이 곁들여 먹었다.

나시 르막이랑 새우 삼발의 조화가... 아주 굿굿 -_-)b 칠리크랩 소스에 밥 비벼먹는정도의 조화랄까?

근데 커리퍼프는 사실 많이는 못 먹었다. 배가 이미 부르기도 했고, 또 약간 목 멕히는 맛(?)... 엄청 내취향은 아니었음. 남편도 그랬고...

 

요리가 끝나고 다같이 둘러앉아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늘 클래스는 Sera가 혼자 진행한 첫 수업이라고 하셔서 놀랐다.

설명도 잘 해주시고 진행도 매끄러워서 전혀 몰랐지롱.

그리고 푸드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에 대해서도 소개를 들었는데, 알고보니 사회적 기업이었다.

쿠킹 클래스의 선생님들은 모두 전문 셰프들이 아니고, 요리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 그 중에서도, 임신&출산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었지만 다시 일하고 싶은 여성들이 강사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뒷 이야기까지 알고 나니 더더욱 기분 좋게 기억된 쿠킹 클래스.

한 나라의 문화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음식 문화. 그냥 먹고 맛있다, 하며 넘기는 게 아니라... 무슨 재료로 만드는지, 어떤 방식으로 조리하는지... 오감으로 느끼고, 설명도 들으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요리하면서... 더더욱 풍성해진 시간이었다.

 

클래스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Sera 말로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와서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우리 말고 다른 한국인분들도 다녀가셨다고 하고.

 

쿠킹 클래스는 좋은데, 꼭 싱가포르에서 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하면 사실, 선뜻 YES라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싱가포르 물가가 높은 편이라 그런지 클래스 비용도 꽤 비싸고, 요리 자체는 워낙 말레이시아 요리랑 겹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하지만 강사분들도 프로페셔널했고, 정돈되고 깔끔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기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싱가포르에서 뭔가 특별한 걸 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께 추천. 개인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이렇게 쿠킹 클래스를 통해서 그 나라의 전통 요리들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국에 그런 곳들이 많다고 하니 다음에 꼭 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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