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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광복절 휴가 때 오빠와 다녀온 펜션인데, 여러 모로 너무 마음에 들어 이렇게 따끈따끈한 후기를 쓰게 되었다. +_+ 담양까지 갔지만, 가서 하고 온 건 이 펜션에서 푹 쉬다 온게 전부야 ㅋㅋㅋㅋ 뭐, 우리는 애초에 담양 관광하러 갔다기보다 푹 쉬면서 물놀이도 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담양에 있는 쁘띠까도 펜션으로 가게 된 거지만. 오빠도, 나도, 정말 200% 만족한 곳이었음.

 

광복 60주년을 맞아, 정부에서 8월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사, 회사에서도 휴무 방침이 내려졌다. 몇 주 전부터 소문은 돌고 있었지만, 정작 공식적인 방침은 10일이 되어서야 공지가 되었다. 오빠와 나는 눈치를 보다가, 연휴에 어디 근교라도 놀러 가자 싶어서 그 전 주말인 9일 즈음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다.

물론 영국으로 하계휴가도 다녀왔지만, 여름이니 물놀이도 해야 하고, 오빠는 예전부터 풀빌라 펜션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마침 생긴 이 짧은 휴가 기간 풀빌라 펜션에 다녀오리라!”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극성수기라, 풀빌라는 물론 일반 펜션이나 호텔 등 숙박시설에 남아 있는 객실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오빠가 꿈꾸던 풀빌라 펜션’의 모습은, 객실마다 바다가 보이는 전용 풀이 있는 그런 형태였고, 우리가 사는 여수에서 갈만한 곳은 주로 남해나 통영 쪽에 있는 펜션들. 그렇지만 모두 만실이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나는 뭐 풀빌라 펜션이고 뭐고 별 상관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녹색 대나무 숲 보러 담양이나 가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여름엔 바닷가에 아무래도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고, 어차피 여수에 살면서 맨날 보는 게 바다인데 굳이 뭐하러 남해까지 가… 이런 느낌.ㅋㅋㅋ (물론 오빠는 모두 다른 바다라고 주장하며, 굳이 부산이나 남해 등으로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함.) 아무튼 오빠는 나의 제안을 적극 수용하여, 결국 ‘담양 풀빌라’를 검색했고, (그놈의 풀빌라…-_-;;) ‘JK쉼’과 ‘쁘띠까도’가 최종 후보군에 올랐는데, 그 중 JK쉼은 만실인 까닭에… 쁘띠까도를 간신히 예약할 수 있었다.

 

담양 쁘띠까도 홈페이지: http://petitcadeaups.com/

 

우리가 예약할 때에도 연휴 중 공실이 있는 날은 14일 뿐이었고, 그 날 비어있는 방은 에뜨왈과 큰 방 1개. 큰 방은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여기는 객실에 단독 풀이 있고, 아마 4명까지 숙박 가능한, 베드 2개짜리 방이었던 걸로 기억. 우리는 둘이서 갈 것이었기 때문에, 기준 인원 2인인 에뜨왈로 예약했다. 오빠는 단독 풀이 아닌 것을 못내 아쉬워하는 것 같았지만, 뭐 공용 수영장이 있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단독 풀은 허니문 때 즐겨보자구. ㅎㅎ


극성수기인 탓도 있지만, 펜션 숙박비가 사실 저렴한 편은 아니다. 1박에 29만원으로 웬만한 호텔 숙박비와 맞먹거나 오히려 더 비싸기도 한… 그런 가격. 하지만 직접 숙박해보니, 정말 그만한 가치를 하는 펜션이라고 생각!!!

 

 

담양 쁘띠까도 에뜨왈 객실

인원: 기준 2인, 최대 2인

요금:
비수기 주중 17만원, 금요일 21만원, 주말 24만원
준성수기 주중 25만원, 주말 27만원
성수기/극성수기 주중/주말 동일 29만원

 

일단 가기 전에 오빠가 펜션 사모님께 이것 저것 여쭤보려고 전화를 몇 번 했는데, 정말 친절하게 대답해 주셔서 감사해 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출발해서 가는 길에도 ‘조심히 오시라’며 문자를 보내주셔서 도착하기 전부터 감동!! 하지만 이건 펜션에서 느낀 소소한 감동과 디테일들 중 일부에 불과하였으니.


‘쁘띠까도’는 Petit Cadeaup, 불어로 ‘작은 선물’이라는 뜻. 펜션 이름에서도 짐작 가능하듯이, 프랑스 시골 마을에 있는 작은 별장 느낌을 내려고 하신 듯 하다. 객실 외관이나 잔디 등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따스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물씬 난다.

 

 


각 객실 이름도 불어인 듯 하고, 우리가 묵은 객실, 에뜨왈(Etoile)은 ‘별’이라는 뜻이라고 함.

 

 

체크인은 15시부터. 체크인 하고 방을 훑어보는데, 깔끔하고 예쁘다! 홈페이지에 객실 사진을 보고 혹시 사진빨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객실 내부는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쁘띠까도의 펜션은 한 객실을 제외하고는 모두 복층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에뜨왈 역시 복층.

 

  
TV와 마이크로웨이브, 냉장고가 있는 거실 뒤쪽엔 부엌이 있다. 아기자기한 그릇들이 예쁘게 정돈되어 있고, 사진엔 없지만 기본적인 조리기구와 1회용 행주, 와인 오프너까지 준비되어 있다.

 

 


부엌 옆 문을 열고 나가면 바베큐장이 있는데, 이게 객실마다 독립된 바베큐장이 하나씩 있는 구조라 조용하고 private하게 바베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비큐는 15,000원 추가 요금을 내고 이용 가능하며, 입실 시 시간을 말씀드리면 시간에 맞춰서 준비해 주신다.

 


 

옆에 클림트의 그림이 걸려 있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면… 침대가 나온다. 침대가 아주 크진 않지만, 폭신하고, 침구도 깔끔하고... 마음에 쏙 든다.

 

 


수영장에도 별 관심 없던 내가 이 펜션에 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제트 스파! 2층 침실 옆에 있는 작은 문을 열면 발코니로 연결이 되는데, 이 발코니에 제트 스파 기기가 있다. 목욕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여기 내 몸 담그고 수압 마사지 하면서 와인을 그렇게 마시고 싶었다지..ㅋㅋㅋ 제트 스파 시 입욕제는 사용 금지고,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야 하며, 이용 가능 시간은 아침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모터의 소음이 다른 객실 손님들의 쉼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제트 스파는 밝을 때 찍어둔 사진이 없네.;; 아래 사진은 2층 침실에서 본 방. 저 시계는... 멈춰 있는 건지, 아니면 시계가 아닌 장식인지 모르겠다. ㅋㅋㅋ

 

 

일단, 가장 먼저 우리 오빠가 그렇게나 원했던 물놀이를 하러 가볼까나!!
공용 풀장의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사람도 아주 많지는 않아서 붐비거나 복잡한 느낌은 별로 없다. 오빠는 사진에서 본 크기보다 좀 작은 것 같다면서 약간 실망했지만, 뭐, 나는 별 상관 없었다. 어차피 난 야외수영장에선 수영보다 첨벙첨벙 물놀이 좀 잠깐 하다가, 선베드에서 광합성 하는 걸 더 좋아라 해서...

 

 


여기는 돌고래 모양 튜브들이 공용으로 있는데, 가장 큰 튜브가 최대 중량 40kg...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랑 나는 그 위에 타고 놀았다지. 허허. 수영장 수심이 별로 깊지 않아서 가족들이 와서 놀기에 딱 적당할 것 같았다. 우리 같은 커플들도 꽤 있었고, 남자 세분이 같이 오셔서 노는 분도 계셨고. 그 남자 세 분은 정말 즐겁게 노시길래 내가 괜히 부러워지더라...?

 

 

 


선베드에서 한두번씩 물기도 말리고... 오빠랑 셀카도 찍으면서 놀고.
풀장 들어가서는 잠영 강의도 하면서 재미나게 놀다보니, 배가 고파… 바비큐를 7시에 준비해 달라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배가 고파서… 6시로 시간을 당겨 주십사 부탁드렸다. ㅋㅋㅋ

 

 

 

 

5시 반쯤 들어와서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고… 6시가 되었는데, 아주머니가 아무 말씀이 없으시길래… 뭐지? 이러면서 바비큐장에 나가 봤더니, 이미 모두 정갈하게 세팅 완료!!!

오빠랑 내가 이 펜션에서 묵으면서 가장 감동했던 것 중 하나가, 펜션에 묵는 동안 사모님이나 사장님께 뭔가를 요청할 일이 전혀 없었다는 것. 모든 게 다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바비큐장으로 나가는 슬리퍼, 숯불 불쏘시개까지... 어떻게 보면 작고 사소한 것이고, 빌려 달라고 요청하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긴 하지만... 아무튼 “아, 맞다. 이거 필요한데?” 하고 찾아보면 이미 다 준비되어 있는, 그런 식이었다. 바비큐 그릴도 굉장히 깨끗 깔끔하고, 고기 굽기를 담당하는 오빠의 말에 의하면 동그란 숯이 좋은 거라면서…ㅋㅋㅋ 숯에까지 감동하던 우리.

 

 

 


오빠가 고기를 굽는 동안 나는 상추를 씻고, 햇반을 조리하고, 김치를 꺼내고... 짜잔! 바비큐 파티~
우리는 적당히 산다고 산건데, 소시지까지 굽고 보니 양이 꽤 되어서 배부르게 먹었다.

 

 

 

 

밥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고 나서는, 이제 제트 스파를 즐길 시간!!
이 시간을 위해 난 와인과 치즈를 샀다.ㅋㅋㅋㅋ 난 와인을 꽤나 좋아하는 편인데, 오빠가 워낙 술을 못 먹고 별로 안 좋아해서… 큰 걸 사면 남길 것 같고, 그래서 작은 사이즈로, 그리고 조금 달콤한 걸 골랐는데… 결과적으로는 너무 달았어. Blue Nun, 파란 수녀라는 이름의 와인. 고기 먹을 때도 조금씩 먹고, 스파 할 때 치즈랑 같이 홀짝였다.

 

 

 


오빠는 더위를 잘 타는 편이라, 스파 할 때도 덥고 답답하다며 금방 나가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ㅋㅋㅋㅋ 나는 이미 제트 스파의 따뜻한 물과 적정한 강도의 수압 마사지, 달달한 와인 몇 모금에 몸이 물에 녹은 소금처럼 풀어졌다.


이 제트 스파 덕인지 이날 밤에 정말 꿀잠을 잤다. 보통 난 12시 넘겨서 자는 스타일인데… 이날은 정말 일찍부터 몸이 노곤노곤 해서 잠이 들었다. 객실 자체가 인테리어 소재 때문인지 몰라도 조금 시원한 편이라, 에어컨 끄고 자도 덥지 않았음. 아, 그리고 에어컨을 틀어야 하더라도, 에어컨이 1층에 한대, 2층에 한대 있어 충분히 시원하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는, 어제 남은 소시지와 상추, 김치, 햇반으로 볶음밥을 해 먹었다. 밥보다 소시지가 많았던 볶음밥… 그러나 맛있었어!!

 

 


 

 

식사를 하고 나서는 펜션을 조금 더 즐겨보겠다며 밖으로 나와서 더 놀았다. 풀장에서는 아침부터 아이들이 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었다. 우리도 아침에 물놀이를 더 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또 젖은 수영복 들고 집에 갈 생각 하니 내키지 않아서, 그냥 옆에 있는 그네에 앉아서 가져온 사과를 깎아 먹으며 한량놀이.


 

 

 

 

주변의 푸른 밭들과 녹음, 맑은 하늘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한다.

 

 


 

 

이렇게 밖에서 햇살을 즐기면서 좋아하고 있는데, 사모님께서 지나가시면서 우릴 보시곤 커피 한잔 하라고 하시며 카페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셨다. 이 곳에선 곧 브런치를 시작하실 계획이라고! 사모님 덕분에 머신에서 직접 내린 모닝 아메리카노로 하루 시작;) 오빠와 나는 펜션이 정말 너무 좋다며 폭풍 칭찬을...

 

 


 

모닝 커피를 좀 더 마시다가, 체크아웃 시간(11시)이 다가와 아쉬운 마음으로 짐을 챙겨 나왔다.
워낙 여기저기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서, 우리가 나올 때도 최대한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정리하고 나오게 되는 그런 곳이었다.

 

 

 

 

안녕, 쁘띠까도.
여기서 1박 더 하고 싶다며 ㅋㅋㅋㅋ 그치만, 공실도 없을 뿐더러 가격의 압박 때문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오는걸로 ㅋㅋㅋ

정말 깔끔하고, 예쁘고, 아기자기 따스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단점은 있었다.


첫번째로, 오빠가 실망한 공용 수영장 사이즈. 하지만 생각보다 별로 붐비거나 하지 않고, 가벼운 물놀이는 즐기기 적당한 정도! 수심은 별로 깊지 않아, 어린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을 것 같다.
두번째로는, 객실에서의 view가 조금 아쉽다. 다른 객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묵은 에뜨왈 객실은 창문들이 작고, 또 어떤 창에서는 건물 벽만 보이고 해서... 객실의 채광과 view를 중시하는 나로서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세번째로는, 거실에 있는 의자가 약~간 불편하다는 것? 물론 잠깐 앉아 있을 때는 관계 없지만, 편한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싶은 사람에겐 약간 아쉬울 수 있다. 나야 뭐, 워낙 TV를 안 보는 편이라 상관 없었음.
이것 말고는, 깔끔한 객실, 훌륭한 제트스파 시설, 사모님의 꼼꼼한 관리 등… 완벽한 곳이었다. :)

아, 그리고... 그럼에도 약~간 가격대가 있는 펜션이라, 담양에 ‘관광’ 목적으로, 여기 저기를 둘러보러 오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긴 한다. 죽녹원 등의 주요 관광지로부터의 거리도 (멀진 않지만)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라서... 그리고 그런 분들께는 펜션에 수영장 등은 별로 필요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우리처럼 담양 ‘관광’보다는, 그냥 교외에서 조용하고 예쁜 펜션에서 “힐링”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강력 추천하는 펜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시는 가족 여행객들께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체크아웃 후, 죽녹원에 들러서 대나무를 보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햇살이 너무 따갑고 더워, 그냥 죽녹원은 포기하고 곧장 광주로 가서 쇼핑을 즐겼다고 한다. ㅋㅋㅋㅋ 아, 그리고 저녁에는 조심히 돌아가시라고 사모님이 또 문자 보내주심... 이렇게나 세심하시다니, 감동감동.


짧지만 알차게 논 연휴였어. 그런데, 이번 여름에 영국도 다녀왔는데, 또 이렇게 풀빌라 펜션도 다녀오니, 돈을 조금 많이 쓴 것 같아서… 남은 여름은 자숙하면서 지내기로.
이러면서, 광주 영풍문고에서 칸쿤 여행 가이드북을 샀다고 합니다. 벌써 내년 신혼여행 생각하면서 설레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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