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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공연 본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더 희미해지기 전에 관람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아직 많은 발레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국립/유니버설/마린스키까지 다양한 발레단의 공연을 봤는데, 광주시립발레단이 이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멋진 공연을 보여줘서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보다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다가, 홍보도 부족하고, 자료도 없는 상태여서... 호기심과 기대와 우려(?)가 섞인 상황에서 관람을 했는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너무 큰 감동을 주었던 공연.

 

 

4/6 (토) 14:30 공연

캐스팅

실피다: 구윤지

제임스: 이기행

 

 

# 라 실피드 발레 Star Class

아, 공연 일주일 전이었나? 광주시립발레단에서 라실피드 공연 기념으로, 예매자중에 추첨해서 원데이클래스를 했었는데, 마침 광주에 갈 일이 있어 응모했더니 당첨!!! 나 완전 럭키걸인듯...; 발레복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수업 듣고 왔는데, 그 때 클래스 진행해주신 분들도 마침 구윤지X이기행 커플이었음. 발레를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던지라 발레 클래스는 거의 하지 않아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라 실피드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듣고, 낭만 발레의 포르드브라 특징도 배우고 주역 무용수분들과 마임 연기도 해보고 넘나 흥미로웠던 시간!!! 그 분들이 직접 하시는 무대를 보게 되어 더 반갑고, 신기하고 그랬다. 그날 두분과 같이 찍은 사진도 있지만.... 음, 그냥 갠소하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 광주시립발레단에서는 이런 행사 앞으로 자주 해주세요!!!!! 또 참여할 의사 2000000프로입니당 +ㅅ+

 

# 다시 공연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번 <라 실피드> 공연이 국내에서는 22년만의 전막 공연이라고 한다. 아마 엄청 대중적인 레파토리는 아닌가보다...? 2막의 실피다/제임스 파드되는 영상으로 많이 봤는데, 간질간질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이 너무 내 스타일... (물론 줄거리를 알고 보니 마냥 귀엽게만 보이진 않는다만... ㅋㅋㅋㅋㅋ 야 너네 둘다 정신차려! ㅋㅋㅋㅋ 특히 제임스!) 아무튼 그 파드되 때문이라도 꼭 보고싶은 작품이었다.

 

일단 무용수분들 이야기를 해 보자면, 실피다역의 구윤지님은 정말 요정같이 움직이셨고, 천진난만 & 발랄하면서도 잔망스러운 실피다를 잘 연기해 주신 것 같다. 실피다는 요정이지만 마냥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얄밉기도 하고 개구진 느낌이 있는데 그걸 잘 표현해주셨다. 제임스 역의 이기행님도 가볍고도 우아한 몸짓이 인상적이었다. 약혼녀 에피 역의 김진경님도! 깔끔하고 예쁜 춤선이 돋보였다. 광주시립발레단의 라실피드가 제임스와 그 약혼녀 에피의 비중을 높여 재안무한 버젼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너무 실피다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역할과 무용수들의 매력이 빛나 보였다. 마지 역할의 김주현님은... 마지 특유의 그 독특한 움직임이 있는데, 그걸 너무 개성있게 표현해 주신 것 같다. 이날 거의 주연급으로 인기가 많으셨다. 그리고 1막의 어린이 무용수!! 프로그램북에 이아인이라고 쓰여 있는데, 너무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럽게 잘 해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군무들이 너무 좋았다. 1막 마지막의 스코틀랜드 민속춤도 너무 흥겨웠고, 2막 시작하자마자 나온 4명의 위치와 마지 군무는... 남성 무용수 특유의 파워풀함과 절도가 느껴져서 진심 너무 멋졌다. 요정들 군무는... 뭐 말해 뭐하나. 나는 또 눈물을 찔끔 흘렸다.ㅜㅜ 저런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시간 노력하고 연습했을까 싶고, 그냥 그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자체가 벅차기도 하고 해서...

 

# 광주 여성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번 공연 감동의 절반정도는 오케스트라 덕분이었던 것 같다. 반주가 너무 좋았다. 공연 보기 전 예습하는 의미에서 라 실피드 전막 음악을 여러 번 듣고 갔는데 사실 음악이 엄청 좋다는 느낌은 없었다...만, 공연 때 들으니 서곡부터 왜이렇게 가슴뛰고 아름다웠는지 모르겠다. 무용수들의 춤과도 완벽히 조화로웠다. 발레 공연을 지휘해 본 경험이 풍부한 지휘자(로만 데니소브)를 러시아에서 초빙하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나는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발레 공연의 티켓 가격이 고작(?) 3만원이라는 것이 너무 놀랍기도 하고 감격적이었다. ㅋㅋㅋㅋㅋ

 

# 연출과 의상

내가 너무 자본주의에 물든 사람인건지 모르겠는데, -_-;; 아무래도 티켓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의상이나 연출은 좀 부족한 면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고 디테일한 연출과 무대 효과에 감동했고, 의상들도 정말 예뻤다. 물론 의상의 소재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각각의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리면서, 춤도 돋보일 수 있게 해주는 의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알고보니 연출하신 배주윤님께서 러시아에서 직접 공수(?)해오신 의상들이라고.

 

# 너무 멋지고 아름다웠던 공연♡

발레는 종합 예술이라고 하지 않는가. 무용수의 춤과 연기, 음악, 의상, 무대 연출이 어우러져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각각의 요소들이 정말 훌륭했고, 이런 수준의 무대를 만들어내기 위해 관계자분들이 얼마나 노력하셨을지가 느껴지는 멋진 공연이었다. 거기다 티켓 가격까지 저렴하다니.... 또 프로그램북도 무료인데 엄청 알차다. 이런 혜자스러운 공연이 있나! 광주 시민들이 부러워질 지경; 공연 끝나고 광주에 사는 형님네 댁에 들렀는데, 아주버님한테 광주시립발레단 공연 엄청 추천하고 왔다. ㅋㅋㅋㅋ 내가 광주살면 정말 자주 볼 것 같다. ㅠㅠ

 

# 아쉬웠던 점

휴... 유일하게 아쉬웠던 건 관람 매너. ㅜㅜ 이야기는 좀 나가서 해주시고... 제발..ㅠ 어린애들이 많아서 어쩔 수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내가 본 공연 회차만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관객분들이 박수에 좀 박하시다(?)는 느낌을 받았다.;ㅋㅋㅋ 광주 관객분들이 워낙 점잖으신지, 아니면 오케스트라 연주가 너무 좋아서 그랬던건지 모르겠는데... 장면장면 끝날때 아니면 박수를 잘 안치셔서 괜히 아쉬웠다. 난 멋진 춤 보면 바로바로 박수 치고 싶은데!! ㅜㅜ 그래도 커튼콜때는 다들 원없이 박수를 보내셔서 다행이었다.

 

 

아, 그리고 이 공연은 광주 MBC에서 생중계를 해줬다고 한다. 유튜브에 전막 영상이 올라와 있다! 나도 공연이 너무 좋아서 다시 영상을 보면서 복습했다. 영상 속의 실피다는 강은혜, 제임스는 우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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