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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작년 싱가포르 여행의 마지막 날 일기를 작성한다! ㅋㅋㅋㅋ 올해 9월이 오기 전에 끝내겠다는 다짐을 지킬 수 있겠구만. 싱가포르를 6박 8일동안 간다고 했을때 주변의 공통적인 반응은 "싱가포르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있으면 지루하지 않을까? 뭐 볼게 있어?" 였는데, 웬걸... 정말 맨날맨날 다리 아프도록 돌아다녔는데도 아쉬움이 남는다. 저녁 비행편으로 돌아왔는데, 마지막 날까지도 정말 꽉꽉 채워 돌아다녔다는!


마리나 베이 샌즈 인피니티 풀에서 마지막까지 수영을 즐기다가, 체크아웃 시간을 꽉 채워서 체크아웃을 한 후, 짐은 1층의 로비에 맡기고 바로 옆에 위치한 가든스 바이 더 베이로 향했다.


1. 가든스 바이 더 베이 (Gardens by the Bay)


실로 엄청난 크기의 정원이다. 면적이 엄청나게 넓은 야외 정원과, 플라워 돔 & 클라우드 포레스트, 2개의 실내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날씨가 워낙 더워 야외 정원은 오래 둘러보지 못하고 실내정원인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를 중점적으로 둘러보았다.


실내정원에 가는 길에 찍은 야외 정원 사진들-



영화 아바타에 나올 것 같은 저 초현실적인 조형물은 수퍼트리 그로브(Supertree Grove)라고 한다. 저녁마다 음악에 맞춘 라이트 쇼가 펼쳐지고, 꼭대기에는 레스토랑도 있다. 우리는 이날 저녁 비행기 타러 가기 전 라이트 쇼 보고 갈까 하다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멀리서만 지켜보고 말았음...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가든 쪽 룸에서나, 인피니티풀에서도 (음악은 안들리지만) 라이트 쇼를 멀리서나마 볼 수 있다.



수퍼트리 그로브를 배경으로 한장! 불과 작년인데, 나 왜 이리 어려보이는 것 같지;;; 머리 스타일 때문인건가...




싱가포르, 사계절 내내 더운 나라 특유의 압도적인(!) 푸르름을 맘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플라워 돔(Flower Dome)


두개의 실내 정원 중 플라워 돔에 먼저 입장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실내 정원들은 시원한 걸 넘어서 추울 정도였다... 겉에 걸칠만한 얇은 옷을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 세계 여러나라의 정원이 재현되어 있는 곳.



내가 좋아하는 야자수들이 모여있던 곳 앞에서 ㅋㅋㅋ

아시아는 물론이고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야자수들을 볼 수 있다.




뒤에 소개할 클라우드 포레스트에 비하면, 플라워 돔은 좀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나는 식물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재밌게 봤는데 남편은 다리도 아프고 해서 살짝 지루해 했던 듯... (그래도 시원했는지 기분은 좋다고 했다. 나는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사진찍고, 남편은 슬렁슬렁 다니면서 대충 대충 보고 앉아 있었음 ㅋㅋㅋㅋ)



우리가 여행 갔을때가 9월이라서, 이렇게 한 섹션을 가을 느낌으로 꾸며 놓았다. 나름 이름이 있었는데... Harvest 어쩌구였는데 말이지, 기억이...;; 또 가을엔 할로윈도 있다보니, 약간의 할로윈스러운 느낌도 가미해서!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놓아서 인상적이었다.



사진 다시 봐도 이쁘다.





잘 익은 누런 호박과, 황금빛 노란색, 따스한 붉은색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풍성한 가을의 느낌.



특히 이 꽃이 예뻤는데, 매리골드 종류였던가... 옛날엔 꽃 예쁜 줄 몰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꽃이 좋다.




다른 한쪽에서 이렇게 꽃을 그리고 계시던 화가 한 분이 계셔서 찰칵. 예쁘다. 나도 한 때 그림그리기 참 좋아하는 소녀였는데... 지금 그 감성은 어디로 갔을까 ㅋㅋㅋㅋㅋ



돔에 닿을 만큼 높게높게 자라난 나무들.



돌아보던 중 배가 고파져서 요기를 하러 들어간 카페 폴렌(Pollen), 꽃가루!!! 예쁜 이름이다.




미슐랭 스타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초코 브라우니는... 오래되서 까먹은건지, 딱히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ㅋㅋㅋㅋㅋㅋ


이건 또 뭐였더라-_-;; 아이스라떼인가... 아, 내 기억려어어어어억!!!!!!!!!! 역시 기록의 중요성...

사실 이 카페에서는 애프터눈 티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오후에 TWG에서 애프터눈티 먹을 생각이었어서 패스.

또 폴렌은 카페도 있지만 레스토랑도 있다고 한다. 다음에 오면 레스토랑에 가볼까봐...


간단히 배를 채우고 휴식을 좀 취하다가, 또다른 실내정원인 클라우드 포레스트로 이동했다.



#클라우드 포레스트 (Cloud Forest)


식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아마 클라우드 포레스트를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올 것 같다. 수직으로 긴 기둥 구조물을 열대 식물이 휘감고 있는데, 일단 첫번째로 들어가면 그 스케일에 놀라고, 두번째로 가까이서 보면 그 정교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높이.



아무래도 사진에 그 큰 스케일이 잘 담기지가 않아서 오빠보고 앞에 가서 서보라고 했다. ㅋㅋㅋ 오빠는 멋있는건 둘째치고 시원해서 좋다고..;;;




가까이서 본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식물들.



이렇게 기둥을 따라 올라가면서 외벽의 식물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멀리서 봐도 멋지지만, 가까이서 보면 신비로운 열대 식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이 구조물 전체가 정말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외벽을 타고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들. 이 물줄기들이 더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기둥의 안쪽에서는 무분별한 인간의 개발 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지구의 생태계와, 이를 지키기 위해 인간의 노력이 중요함을 역설하는 자료와 영상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실 이 구조물 자체는 엄청나게 아름답고 또 경이로운 마음마저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위선적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이 가든 바이 더 베이 자체가 완전 인공적으로 조성된 것인데다가, 싱가포르 하면 손에 꼽는 도시 국가 중 하나 아닌가? 개발 할 거 다 하고 이제 지구를 지키자고...??? 물론 이런 인상적인 구조물을 통해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환기시키고 있으니, 마냥 불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랑 남편은 갑자기 삐딱해졌더랬지 ㅋㅋㅋㅋ


싱가포르 여행 온 사람들 중 '싱가포르는 어딜 가도 너무 인공적이고, 매력 없는 도시다'라고 평하는 분들이 종종 계시던데... (물론 일부 맞는 말이지만, 100퍼센트 동의할 수는 없어!!!! 이건 나중에 더 얘기하기로 하고...) 아마 그 인공의 끝판왕이 가든 바이 더 베이 일대일 듯 싶다. ㅋㅋㅋㅋㅋ 그치만 매우 인상적인 건 사실. 개인적으로 클라우드 포레스트는 정말 멋지다고 생각함....



2. Afternoon Tea at TWG


싱가포르에서 꼭 먹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TWG의 애프터눈 티였다.

사실 애프터눈 티라는게, 항상 가격이나 배부름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적이 별로 없긴 한데...;; 난 이상하게 애프터눈 티를 좋아한다.

여유롭게 즐기는 향긋한 차, 눈으로만 봐도 즐거운 깜찍한 핑거푸드들....



내부는 요렇게 생겼다. 마리나 베이 몰에 TWG는 두 군데 있는데, 우리는 좀 더 조용해 보이는 곳으로 왔다.




애프터눈 티도 트레이가 몇 층인지, 어떤 메뉴들이 나오는지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우리가 시킨 건 파리지앵 세트였나... 이름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3단짜리.

보기만 해도 설레는 비쥬얼이야 ㅋㅋㅋ




식사처럼 먹을 수 있는 꼭대기 층.

음... 전반적으로 좀 짰음.;;;



두번째 층. 연어가 들어가 있는 크로크 무슈로 기억하는데, 역시 짜다. 염장된 연어여서 그런지...



맨 아래층, 머핀과 스콘.

다음에 갈 때는 머핀이랑 스콘만 시켜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난 또 애프터눈 티를 선택하게 될지도 ㅋㅋㅋㅋㅋ

차는 뭘 시켰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믿고 마시는 TWG... 오빠랑 내가 시킨 거 모두 향기롭고 좋았다.





여기서 선물용 티 살까 하다가, 창이공항에서 파는 게 좀 더 싸다고 하길래 그냥 애프터눈 티만 마시고 나왔다.

창이공항에도 종류가 다양했고, 실제로 약간 더 저렴했다!



3. 세인트 앤드류 성당


애프터눈 티까지 다 먹고, 남편은 여행의 막바지에 굉장히 지친 것 같았다.ㅋㅋㅋ 마리나 베이 키 앞에서 잠시 멍때리며 앉아 있었는데, 내가 올드 타운 구경을 너무 하고 싶어해서 또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좀 강행군이었던 것 같기도...하지만 싱가포르에 여행 올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픈 곳 중 하나가 바로 싱가포르의 올드타운이다. 아마 싱가포르에 와서 '너무 인공적이고, 매력 없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마리나 베이 샌즈나, 대형 몰만 다니셨던 게 아닐까 싶다. 올드타운에는 싱가포르 역사를 간직한 옛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어, 마리나 베이 샌즈 근처의 최첨단 건물들과 대비를 이룬다. 특히 영국의 식민지배 영향을 받아 유럽식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싱가포르의 열대 기후가 만들어낸 푸르른 녹음과 도심의 높은 건물들 사이에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는 이 건물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세인트 앤드류 성당! "싱가포르 최초의 건축가로 꼽히는 콜먼이라는 사람에 의해 완성되었으며, 1973년에는 건축학적 의미를 인정받아 국가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Just Go 싱가포르 가이드북에서 발췌)







"이게 뭐..? 그냥 성당이잖아?" 할 수도 있지만, 내게 야자수 나무 사이에 하얗고 우아하게 자리잡은 이 성당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다른 날이었지만, 싱가포르의 국회 건물도 이런 유럽식 양식으로 지어져 있었는데.. 정말 고풍스럽고 멋있었다.

정말 다양한 얼굴을 가진 매력적인 도시, 싱가포르.


이 근처에 차임스(Chijmes)라고 하는, 과거에 성당과 수도원으로 쓰였던 건물을 개조해서 식당가로 만든 곳이 있었다. 지나가면서 멀리서만 봤는데, 굉장히 운치있어 보였다. 다음엔 저기서 꼭 식사를 해보리라 마음먹고 지나쳤다. ㅋㅋㅋㅋㅋ



3. 래플스 호텔 아케이드 (Raffles Hotel Arcade)


우리의 싱가포르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였던 래플스 호텔 아케이드.

이 곳엔 펑리수를 사러 갔는데, 써니 힐스(Sunny Hills)라는 펑리수 가게가... 없었...다. 이런; 가이드북만 믿고 갔는데, 없어졌는지... 써니 힐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래플스 호텔 매장은 나와있지 않더라. 아마도 없어졌나보다.


하지만 덕분에 래플스 호텔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래플스 호텔도 다른 올드타운의 건축물처럼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에 등재된 곳이라고!!! 1887년 오픈한, 오래되었지만 운치있는 호텔.



아케이드에서 써니 힐스를 찾아 헤맸지만, 없었다는... 흑흑.

아케이드마저도 이렇게 고풍스럽다니!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칵테일- 하면 바로 싱가포르 슬링! 그리고 싱가포르 슬링이 탄생한 이 래플스 호텔의 롱 바(Long Bar)! 저녁이면 도저히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던데다가 남편이 술도 안 좋아해서 가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남겨본다. ㅋㅋㅋ 나는 마리나 베이 샌즈 인피니티 풀에서 싱가포르 슬링 시켜먹었으니까 됐어... 히히히.




운치있는 래플스 호텔의 마당(?). 슬슬 석양이 내려앉아 더욱 운치있게 느껴지는 이 곳.

비교적 조용하면서 고즈넉한 이 곳에서 싱가포르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사진 한번 찍고, 이제 진짜 안녕, 싱가포르!

열심히 마리나 베이 샌즈로 돌아가 짐 찾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드디어 끝냈구나, 싱가포르 여행기 ㅎㅎㅎ

나는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웬만한 여행지에서도 다 그 나름의 매력을 찾아내곤 하지만,

그런 걸 차치하고서라도 싱가포르는 정말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여행지인 것 같다.

여행기에서 여러번 언급했다시피, 중국인과 말레이시아인, 아랍인, 그리고 여러 외국 기업들의 아시아 지사들을 대거 유치하면서 유입된 다른 외국인들... 그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 게다가 강력한 정부 덕분에, (싱가포리언들에게는 장점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안전하고 깨끗하며, 철저한 계획 하에서 깔끔하게 디자인된 도시. 여행하기도 편리한 곳.

나중에 아이들(이 생긴다면) 데리고 오고 싶고, 부모님을 모시고 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던 곳이다.


아무튼, 별로 멀지 않은 만큼 또 갈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싱가포르 여행기, 드디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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