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새해부터 미술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다니고 싶었지만 내가 사는 곳과 다소 거리도 있고, 주 3회 발레를 하고 있는 와중에 꾸준히 갈 수 있으려나 걱정도 되어서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마침 연말을 맞아 할인 행사 하신다길래 냉큼 등록.

사실 이곳이 아닌 집과 가까운 다른 취미 미술학원을 알아볼 수도 있었지만.... 그냥 왠지 이곳이 정이 갔다고 해야할까? ㅋㅋ

예전에 한번 원데이클래스 했을 때의 그 도란도란, 따뜻한 느낌이 좋았어서....


처음 갔을 때 이것저것 그리고 싶었던 걸 몇가지 생각해 갔는데, 선생님께서 1안과 2안 모두 반려하시고 ㅋㅋㅋㅋㅋ (초보자에겐 어렵다며..)

결국 마지막으로 생각해 간 3안 겨우 채택.ㅋㅋㅋㅋ

남편과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신랑신부 일러스트 그리기!


결혼기념일을 기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서,

1안은 내 결혼식 부케 그리기, 2안은 함께 놀러갔던 뉴질랜드 풍경 그리기였는데

내가 생각해도 어려울 것 같긴 했음 ㅋㅋㅋㅋㅋ

선생님 내가 처음부터 너무 내 실력 생각 안하고 패기롭게 이것저것 그리고 싶다고 하니까 당황하시고 막 ㅋㅋㅋㅋㅋ

이런 경우는 잘 없었다며...ㅋㅋㅋㅋㅋㅋ 보통은 '이런이런걸 그리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라고 하신다면서......


뭐 어쨌든,

내가 준비해 간 사진은 바로 이것.



출처: 앤스부띠끄 홈페이지

http://annesday.com/221375013834



예쁜 드레스가 많은 앤스부띠끄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드레스 & 턱시도 코디. 컬러감이 예뻐서 그림으로 그리기 재밌겠다 싶었다. 이 옷을 입은 신랑 신부를 그려보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선생님께서 참고할만한 일러스트를 뽑아주셔서, 참고해서 스케치하고 채색!!


금방 완성할 줄 알았는데, 세번 수업을 꼬박 채워 완성했다. 여섯시간?

두번째 수업에 당연히 완성할 줄 알았는데 완성이 안 되어서, 선생님이 세번째 수업때 20분만에 완성하고 다른 거 하자고 하셨는데....

세번째 수업마저 꽉꽉 채워 완성.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채색에 시간이 오래걸리는 타입이라며...ㅋㅋㅋㅋ




짠- 우리집에 걸어놓은 완성작.

걸어놓은 게 아니라 붙여놓았다-_-고 해야하나?

액자에 넣어서 걸어둘까 싶기도 했지만, 그 액자도 다 짐이다......

그래도 혹시나 이사갈땐 고이 넣어서 가져가야 할텐데...ㅋㅋㅋㅋㅋ





우리집 벽에 저렇게 다른 사진엽서들과 함께 붙여놓았다.




이날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완성하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해양공원쪽을 지나오며 밤바다를 바라보는데 뭔가 마음이 되게 몽글몽글했다.

예전에 서울 살 때, 밤에 조깅나가서 도시의 야경을 바라볼 때의 느낌과 비슷한 기분이었는데....

일상에 매몰되어 있다가 잠시나마 나에게 집중하면서, 내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어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는 뿌듯함과 해방감,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아름다움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시간.


서울의 야경과는 조금 다르지만, 물에 비친 고즈넉한 여수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지난 몇년간의 여수 생활을 짧게나마 돌아보게 됐다.

처음에 취업해 여수로 오면서, 가족과 친구 하나 없는 이 곳에서 내가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결혼도 해서 내 가족도 생기고,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회사에서도 다행히 잘 적응해서... 이제 여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정착한 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여수로 오는 게 확정되고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할동안, 종종 밤에 조깅을 나가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이렇게 조깅하면서 서울의 야경을 볼 일이 앞으로 얼마나 있을까 싶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뭔가 해양공원을 바라보며 비슷한 감상을 느끼게 되니, 이제는 서울이 아닌 이곳이 나의 터전이고 집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달까.


이렇게 이곳에 마음을 붙이고 잘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는 남편의 덕이 가장 크다.

처음 이곳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줄곧 나의 옆에 있어준 남편.

항상 내 모든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주고, 기쁜일도 함께, 힘든일도 함께해주는 남편에게 너무 고맙다.

때로는 나와 가장 마음이 잘 통하는 친한 친구로, 때로는 내게 의지가 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시간보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을 더 아름답게 채워나갈 수 있도록, 나도 많이 노력할게!

사랑해, 남편 (편지나 써주지 보지도 않을 블로그에서 이러고 있다... 나란사람....;;)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