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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에서 솔로로 가수 활동을 했던 멤버 중에서는 태연이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티파니의 음악이 훨씬 더 내 취향이었다. 그녀의 첫 솔로 앨범이었던 I Just Wanna Dance. 특유의 팝적인 사운드로 채워진 음악들이 좋았다. 앨범 발매 당시가 여름이었는데, 음악들이 뭔가 청량한 느낌이어서 계절과도 잘 어울렸다. 게다가 뮤직비디오에서의 스타일링도 너무너무 취향 저격이었고, 심지어 안무까지 좋았어.... 그렇지만 I Just Wanna Dance 같은 곡이 우리나라에서 별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랬는지, 음원 성적은 (티파니의 인기나 인지도에 비하면)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 이후에 Heartbreak Hotel이라는 싱글을 발표했는데, I Just Wanna Dance의 연장선상에 있는, 역시 팝적인 느낌의 곡이었다. 노래도 노래였지만 나는 뮤직비디오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나의 오랜 로망인 '미국의 변두리 바에서 술마시고 노는' 뮤직비디오 속의 티파니의 모습이 (뜬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로망을 딱 시각화 시켜준 것 같아서 마음에 쏙 들었....;;; (그 바에서 컨트리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어야 내 로망 완성이지만, 뮤직비디오에서는 그 바에서 무슨 음악이 나오고 있었는지 알 수 없으니까 ㅋㅋㅋㅋㅋ)


(내 로망 장면은 2분쯤 나옴ㅋㅋㅋㅋ)




그녀가 보여준 이와 같은 솔로 활동 행보가 나의 취향에 아주 부합했고, 곡을 표현하는 그녀의 개인적인 역량 또한 손색이 없었기에, 그녀의 솔로 활동을 많이 응원했는데.... 하필이면 광복절에 SM에서 일본 투어를 다녀오면서, 인스타그램에 욱일승천기 이모티콘을 올리는 실수를 해 버린 티파니. 대중들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고 이후 사과문을 올렸지만 대중들의 반등은 싸늘했다.


물론 그녀의 잘못이고, 욱일승천기를 몰랐던 것, 그리고 욱일승천기 아니고서라도 광복절에 일장기 이모티콘을 올린 것은 한국 팬들에게 혼나고도 남을 일이다. 그래서 그녀는 사과를 했고, 당시 출연하고 있던 예능(언니들의 슬램덩크... 내 최애 예능이었는데ㅠㅠ)에서도 하차를 했었다. 그럼에도 그녀의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비난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녀가 물론 잘못했지만, 사과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으니, 그녀의 진정성까지 내가 판단할 자격은 없는 것 같다. 그 이후 그녀도 자신의 또다른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 조금이나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아무튼 그 사건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소녀시대의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그녀는 SM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미국으로 갔다. 그리고 미국의 엔터테인먼트사와 계약을 하고 그곳에서 솔로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두 개의 솔로곡을 발매했는데 가사는 모두 영어. 이제 더 이상 한국말로 된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없는건가 하는 맘에 좀 아쉽지만, 그래도 한국 활동을 아예 중단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음원도 한국에 동시 발매해주니...) 언젠가는 다시 한국에서도 음원 내고 활동해줄거라고 믿는다.



그녀가 미국에서 낸 싱글들은 한국에서 발표했던 곡들과 분위기가 좀 많이 다른데, 한국에서 발매했던 곡들이 트렌디한 팝 느낌이었다면, 미국에서 발표한 곡들은 약간 복고스러운 팝 느낌이다. 살짝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느낌? 미국에서 첫번째로 발매한 싱글인 Over My Skin - 이 노래 듣고 딱 당시 유행하던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느낌이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티파니가 "저스틴 팀버레이크 콘서트 가서 엔싱크 노래 듣고 영감을 받아서, 내가 좋아하던 그 시절 팝 느낌을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사운드가 재미있긴 했지만, 내가 기대했던 스타일의 음악이 아니었던지라 살짝 실망도 했고, I Just Wanna Dance 만큼 오래 듣지는 않았다. (IJWD는 올해 여름에도 주구장창 들었을 정도로 좋아하는지라...)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신곡 Teach You. 이 곡도 약간 Over My Skin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비슷한 느낌의 곡이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팝 - 이걸 올드팝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_-;;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약간 복고스러운 느낌의 곡이랄까. 다만 개인적으로, 저번 싱글인 Over My Skin보다 이번 곡은 좀 더 마음에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곡이 귀엽고, 센스있는 가사가 재미있어서 계속 듣게 된다. 바람 핀 남자한테 '너네 엄마가 널 그렇게 가르쳤니? 내가 똑바로 가르쳐줄게' 이런 느낌의 가사랄까 ㅋㅋㅋㅋㅋ





Didn't your mother teach you not to play with fire

Caught you red-handed, should have been a better liar

I'll make you burn like the ashes of a cigarette

Didn't your mother teach you

I'll be the one to teach you


엄마가 불장난 하면 안된다고 안 가르쳐 주셨니?

너 딱 걸렸어, 거짓말 하려면 제대로 했어야지

널 아주 그냥 담뱃재처럼 불태워 버릴거야

엄마가 안 가르쳐 주셨니?

내가 가르쳐 줄게




이런 느낌 ㅋㅋㅋㅋ 2절 가사도 재밌는데, 남자친구가 바람 핀 걸 알게 된 여자가 빡쳐서 남자친구 카드로 쇼핑하고, 남자친구 차 키를 길에서 만난 모르는 사람한테 줘버리고, 남자친구 물건들 다 싸서 길에다 내다 버리고, 남자친구 옷에 표백제 들이붓고...ㅋㅋㅋㅋㅋ 실제 저 상황 되면 진짜 돌아버리겠지만, 나름 통쾌하고 귀엽게 풀어낸 곡이다.



티파니 음악 스타일이 트렌디하지 못하다, 미국에서 한국에서도 인기 끌기 애매한 곡들이다 뭐 이런 평도 많지만.... 뭐 이미 가수로서는 어느정도 입지를 다져 놓은 그녀이니, 그냥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음악 꾸준히 하는 모습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시도들 속에서 다양한 창법과 새로운 음색들을 보여주는 것도 매력적이고!


다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첫 솔로 앨범인 I Just Wanna Dance 같은 컨셉으로도 다시 나와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름 흔하지 않은 스타일이었던데다가, 그 특유의 팝적인 느낌을 잘 소화해 내는 것 같아서. 응원합니다, 티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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