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둘째 날 우리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클라크 키 리버 크루즈.

강이 있는 도시를 여행하게 되면, 그리고 그 강에 유람선을 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언제나 별 망설임 없이 탔던 것 같다.

 

사실 크루즈 이외에도 그 도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많지.

또 크루즈라는 게 말그대로 배 타고 가면서 보는 거라 구석구석 자세히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있고...

하지만 그 도시의 중심이 되는 강 위에 동동 떠가면서, 강을 따라 서 있는 주요한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간략하게나마 엿볼 수 있다는 것... 그게 크루즈의 매력인 것 같다.

 

 

 

 

 

캄퐁 글램과 리틀 인디아를 열심히 돌아다닌 후에 도착한 클라크 키.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팠었다. ㅋㅋㅋㅋㅋ 뭐 여행이 다 그런거 아니겠어, 특히나 도시 관광은.

 

크루즈는 해가 진 다음 야경을 보면서 타고 싶었는데 우리가 도착했을 땐 아직 밝았다.

게다가 아직 저녁 먹기에도 이른 때였고.

다리도 아프고, 그냥 강가에 앉아서 멍때리기로 했다.

 

 

 

 

클라크 키 주변에는 이런 파스텔톤 건물들이 많았는데, 주로 음식점이나 술집이다.

밝은 낮보다는 저녁부터 밤 시간에 더욱 활기를 띌 만한 곳들.

앉아서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 보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가까워 와서, 천천히 식사를 하고 해가 지면 리버 크루즈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또 막상 뭘 먹으려고 하니 딱히 끌리는 곳이 없어서 고민 좀 했다.

건너편에 클라크 키 센트럴(Clark Quay Central)이라고 상가 같은 게 있어서, 저기 한번 가볼까도 싶었지만... 남편이 자긴 거기 갔다가 크루즈 타러 다시 돌아올 체력이 안된다며 ㅋㅋㅋㅋㅋ... 오빠는 부상자(?)니께, 배려해줘야지.

 

 

 

 

싱가포르에선 왠즤 양식 같은 건 딱히 안 끌렸다.

그래서 근처 음식점 중에 피자니 파스타니 이런거 다 제외하고 나니까 남은 게 베트남 음식.

리틀 사이공(Little Saigon)이라는 레스토랑이었는데 강변 바로 옆에 있고, 크루즈 타는 곳에서도 가깝다.

 

 

 

 

 

내가 시킨 건 모닝글로리 야채 볶음이랑 밥,

그리고 저건... 스프링롤이었나?

 

 

오빠는 쌀국수.

맛은... 괜찮았다. 딱히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법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맛볼 수 있는 베트남 음식의 맛이랄까.

 

이 시기가 북한이 미국을 도발해서 한국이 시끄러울 때였다. 물론 지금도 서로 팽팽한 긴장상태긴 하지만...

싱가포르 오기 전부터 이미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내가 살면서 접한 북한의 도발 중에서 가장 수위가 높다고 느껴졌기에 안그래도 조금 걱정이 되었었다. 휴가 못가면 어떡하지? 이런 철없고 어이없지만 현실적인-_- 생각도 하고. 출국 할 때는 이제 좀 소강 상태로 접어들려나 싶었는데, 싱가포르 오고 나서 오히려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는 기사만 접하게 되어서... 여러 모로 걱정도 되고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이 곳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카톡을 했는데... 좀 뒤숭숭하긴 하지만 별일 없다고.

 

 

 

 

뭐, 그래도 일단은 별 일 없이 무사하고, 놀러온 건 놀러온 거니까.

복잡한 생각은 잠시 마음 속에 아무렇게나 담아 두고 이 순간을 즐기자.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불확실할수록 더더욱!

언제 베트남도 한번 가보고싶다... 뭐 이런 생각도 하면서.

 

 

 

 

저녁 먹다보니 어느덧 어둑어둑해진 클라크 키의 풍경.

 

 

 

클라크 키 리버 크루즈는 배 한대가 별로 크지 않지만, 15분에 한번씩 출발해서 그런지 딱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탑승했다. 소요 시간은 왕복 40분. 배 앞쪽은 갑판위에 의자가 있고, 별도의 천장이 없다. 배 뒤쪽은 작은 선실처럼 생긴 공간 안에 좌석이 있다. 아무래도 비가 안 오는 날에는 배 앞쪽이 인기가 많다. 좋은 자리에 앉으려면 다연히 줄 설때 앞쪽에 서는 게 좋고, 혹시라도 줄이 뒤쪽이라면 다른 사람들 먼저 보내고 다음 크루즈 타는 것도 방법. 어차피 15분만 기다리면 되니까.

 

다행히 우리는 두번째로 타서 크루즈 앞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다.

유람선 타는 동안 사진을 여러 장 찍었는데, 대부분의 사진이 보는것만 못해서... 딱히 블로그에 올릴 만한 사진은 없는 것 같다.

(이 야경 사진들이 성에 안 차서, 결국 DSLR 뽐뿌가 와 얼마 전에 질러버렸다...는)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 엄청난 고층 건물이 많다.

사실 서울의 스카이라인도 싱가포르에 견주고도 남을 만큼 화려하고 멋지지만,

낯선 도시의 야경은... 언제나 설레는 법이니까.

 

제대로 나온 사진은 없어 올리지 않았지만, 멀라이언 동상도 봤다.

이 곳에 있는 게 센토사에 있는 것보다 작아 아기 멀라이언이라고 한다는데...

나중에 따로 찾아가 옆에서 사진도 찍고 할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결국 아기 멀라이언은 이날 본 게 마지막이었다.

사실 아기 멀라이언은 명성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은 편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본다면 좀 실망할 법도 하다. 사자라고 하기엔 좀 귀엽기도하고 ㅋㅋㅋㅋ 크고 멋있는 멀라이언을 보고 싶다면 센토사로 가는 걸 추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 우리가 마지막 1박을 한 곳. 참으로 화려하구나.

나중에 별도의 글을 남기겠지만, 사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기대한 것 만큼은 아니었다. (사실 난 애초에 별 기대가 없긴 했지만...)

내가 워낙 저런 대형 호텔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인피니티 풀도 사실 인원에 비해 좁은 데다가, 풍경도 보다보니 살짝 지루했고...

다만 저런 건물 자체는 실제로 보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멋있고 화려하긴 하다.

저런 걸 설계하고 디자인한 사람도 대단하고, 더불어 저걸 시공한 쌍용건설도....

 

안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보다 밖에서 보는 게 더 화려하고 멋진...? 다시 싱가폴 갈 일 있을때 한번 더 묵을거냐 하면, 사실 잘 모르겠다.

이번에 갔을때도 난 별 생각 없었는데, 남편이 가보고싶다고 해서 간거라 ㅋㅋㅋ 담에 갈 때도 남편의 의견을 따르기로..

 

 

 

 

크루즈 왕복하고 돌아가는 길.

다른 크루즈가 출발해서 강 반대편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남편이랑 홍콩 야경 얘기도 하고... 영국에서 템즈강 크루즈 탔던 이야기도 하면서, 어느덧 다시 클라크 키 도착.

이렇게 우리는 또 함께 나눌 추억이 하나 더 늘었다.

 

 

 

 

우리가 크루즈 타기 시작했을 떄보다 더 어두워지고 완연한 밤이 되니, 더욱 활기를 띄게 된 클라크 키의 풍경.

멋지고 예쁜 바(bar)가 여러 군데 보였지만, 낮에 이미 너무 열심히 돌아다닌 탓에... 더 이상은..ㅋㅋㅋㅋㅋ

남편은 술을 안마시기도 하고 해서.... 역시 우리의 여행 스타일은 나이트라이프와는 거리가 멀다.

 

 

 

 

 

 

클라크 키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타러 가는 길에 만난 의회 건물.

유럽풍의 건축 양식과, 주변의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다소 생소하면서도 멋지다고 느껴진 곳이었다.

마지막 날 올드타운쪽을 구경하면서 비슷한 느낌의 풍경을 많이 만났다.

 

어둡지만 사진 몇 장 남기고, 이제 정말 오늘 일정 끝 :)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