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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거리 구경하며 설렁 설렁 다니긴 했지만, 간단히 늦은 아침 먹기 + Tourist 유심 구매하기 + 씨휠여행사에서 각종 입장권 사기 + 차이나타운 MRT역에서 Tourist Pass 구매... 이렇게 굵직굵직한 퀘스트(?)들을 다 완료하고 나니, 잠시 조용하고 예쁜 카페 같은 곳에서 노닥노닥하면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향한 다음 행선지, 홀랜드 빌리지(Holland Village).

네덜란드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고급 주택가라고 하는데... 가장 많이 따라 붙는 수식어가 '싱가포르에서 만난 유럽'이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그냥 조용하고 여유로운 동네... 정도...? 오히려 유럽 느낌이 많이 나는 곳은 오래된 건축물이 많은 올드타운 쪽이다.

 

 

홀랜드 빌리지 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조그만 광장.

싱가포르는 곳곳에 크고 작은 녹지가 많은 편이다.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고, 여기저기 초록초록하니. 어딜 가도 기분이 산뜻하고 좋을 수밖에.

 

잠시나마 앉아서 여유를 즐기다가, 레스토랑과 카페가 모여 있는 로롱 맘봉 거리로 향했다.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 있으면 들어가자며.

서양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마을이니만큼 역시 레스토랑도 양식을 주로 하는 곳이 많았다.

오빠는 여행을 가면, 꼭 한 끼는 그 나라의 버거를 먹어봐야 하는 사람이라 ㅋㅋㅋㅋ 여기가 딱 버거 먹기 좋겠다 싶어서, 오빠한테 가고 싶은 곳을 고르라고 했다.

 

 

그래서 오빠가 고른, 브레코 카페(Breko Cafe)!

 

 

대부분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테라스 자리가 있어 밖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 오빠가 시원한 곳에서 먹고 싶다고 해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사실 전반적으로, 내게는 싱가포르가 그렇게 덥게 느껴지진 않았다... 워낙 덥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지레 겁먹었던건지, 아님 올해 한국의 여름이 유난히 더워서 단련이 되었던건지... 물론 땡볕에서 계속 걸을땐 덥지만, 그늘만 가도 꽤 시원하고... 생각보다 별로 푹푹 찌지도 않았다. 강한 햇볕 아래 오래 있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정도. 싱가포르도 9월이라 더위가 한풀 꺾였던걸까? 아무튼 테라스 자리가 조금 욕심났지만 오빠를 배려해 안쪽에 착석.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치킨 치즈 버거와 샐먼 아보카도 샐러드. 그리고 오빠는 내 눈치를 보면서 콜라를 시키고, 나는 아이스 라떼 한잔!

 

 

샐먼 아보카도 샐러드엔 연어가 몇 점 안 들어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 한 점이 되~게 크네? 훈제 연어를 좋아하는 남편은 맛있게 냠냠.

그런데, 아보카도는 너무 조금 들어가 있어!!!!!!

아보카도와 연어의 궁합이 얼마나 좋은지 알기에 아쉬웠다.

 

 

버거!는... 사실 내가 버거를 엄청 좋아하지 않는지라 잘 모르겠네. 그런데 남편도 말하기를, "우리가 뉴질랜드에서 먹은 퍼그버거가 정말 인생 버거였나봐..." 그 말인즉슨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ㅋㅋㅋ 뭐 퍼그버거야 버거를 즐기지 않는 내 입에도 특출나게 맛있었으니 괜히 베스트 버거가 아니지.

사이드로 같이 나오는 건 감자튀김이 아니라 고구마튀김이었는데, 저걸 더 열심히 먹은 듯 하네.

 

비록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은 아니었을지라도, 적당히 괜찮은 음식에... My all-time favorite 카페 라떼를 마시면서, 낯선 곳에서 즐기는 여행자의 여유. 마침 일요일 오후라 이 곳 사람들의 시간도 여유롭고 느릿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 밖으로 나와, 여기저기 눈길을 끄는 풍경을 부담없이 핸드폰 카메라에 담아본다.

홀랜드 빌리지는 생각보다 작아서 금방 돌아볼 수 있는데다가, 사실 뭘 먹거나 마시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게 없다. (사실 그 두개가 제일 중요하긴 해...)

 

We are open till 2AM. 저 빨간 입술이 그려진 간판을 보니 왠지 저 술집에서 2시까지 놀다 나와야 할것 같고 막... (현실은 체력이 안 되어서 못 노는...)

실제로 이 로롱 맘봉의 거리는 밤에 오면 더 활기차고 즐겁다고 한다. :)

 

 

 

아이스크림 한 스쿱 하실래요? 더 데일리 스쿱.

달다구리한 아이스쿠리무 한 스쿱 나눠 먹으면서 다시 길을 떠나본다.

 

 

원래는 뎀시 힐에 들렀다가 보타닉 가든에 가려고 했는데, 이날 카통&주치앗 지역과 이스트 코스트 파크까지 갈 계획이 있었다.

카통&주치앗과 이스트 코스트 파크엔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가보고 싶어서, 뎀시 힐은 그냥 생략하고 보타닉 가든으로 향하기로.

홀랜드 빌리지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싱가포르 식물원,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

 

보타닉 가든 MRT 역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오면 바로 입구와 연결된다. MRT 역과 연결된 게이트는 부킷 티마 게이트. 워낙 넓어서 게이트도 세 군데인가 있다고...

 

대학 동아리 후배가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다녀온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기에, 가볼만 하냐고 물었더니 "예쁘긴 한데, 덥고 습해서 다 돌아보긴 좀 힘들다"고 하길래 애초에 막 이곳저곳 돌아볼 욕심은 없었다. 그냥 식물들 사이에서 유유자적 하다가 가기로.

 

보타닉 가든의 입장료는 무료인데, 식물원 내부에 있는 난초 정원인 내셔널 오키드 가든만 유료다. 꽃, 식물을 좋아하는지라 씨휠 여행사에서 오키드 가든 입장권을 구입할까 했었는데, 그냥 구입 안하길 잘한 것 같다. 미리 표 샀으면 싱가포르 식물원 와서까지 오키드 가든 찾는다고 부산스럽게 돌아다녔을텐데, 꼭 거기 가야한다는 생각이 없으니 더 여유롭게 식물원을 즐길 수 있었던 듯.

 

 

 

남편이 "왜 피크닉 매트를 안 가져왔을까?" 하더니 잔디 위에 벌러덩 누웠다.

나도 옆에 누워서 하늘 사진 찰칵.

여기서 피크닉 매트 장사 해야겠다던 남편님 ㅋㅋㅋㅋ

 

 

 

 

 

 

 

일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가족들과 함께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많이 보였다.

 

 

 

 

 

 

 

지금 이 사진을 보니 갑자기 파리의 튈러리 공원이 생각나네.

뭔가 그날의 여유로움, 맑은 하늘, 예쁜 꽃이 있던 풍경이 겹쳐진다.

 

 

 

 

 

 

 

여기저기 많이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겐 충분히 아름다웠던 보타닉 가든 :-)

이 곳도, 다시 싱가포르에 오게 되면 꼭 찾으리라 다짐했던 장소다.

그 때는 피크닉 매트와 함께, 더더욱 여유롭게 즐겨야지!

 

 

생각보다 작아서 "이게 다인가" 싶었던 홀랜드 빌리지도,

우리 맘대로 잔디밭에서 뒹굴뒹굴 유유자적-했던 보타닉 가든도,

첫날부터 정말 발바닥에 불나도록 돌아다닌 우리에겐, 작은 쉼표로 기억되는 고마운 곳이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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