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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쓰고 싶은 포스팅은 많은데, 시간이 없는 것은 사실일까, 아니면 핑계일까.


어쨌든, 가장 최근, 8월 말~9월 초 일정으로 다녀온 콜롬비아 출장의 기록.

 

이번 출장은 입사하고 나서 3번째로 다녀온 해외 출장이었다. 해외 출장을 자주 가는 분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출장 하나 하나 기록을 남기는 게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경험들이다. 출장을 겸해 짧게나마 외국을 다녀오고 구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회사 내에서 내 자리를 지키며 매일 비슷한 업무를 하다가, 이렇게 뭔가 기회가 생겨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게 되면, 새삼 일이 재미있다고 느끼게 된단 말이지. 지난 3월 유럽 출장으로부터 약 1년전, 중국으로 첫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사실 ‘세미나 참석’의 이유로 간 거라서, 일은 별로 안하고 대부분 놀고 먹는 일정이었음에도, 딱히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걸 보면... 확실히 내가 일을 하면서 ‘뿌듯하다’는 느낌을 덜 받았던 이유가 큰 것 같다. 물론 저녁에 유람선 타고 본 상해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홍콩보다 100배는 더 화려했던 것 같아.


각설하고, 이번에는 남미 출장에 대해서 기록하기로 했으니, 시작해 보자.

 

 

콜롬비아 다녀올래?

 

어느 날, 팀장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니 콜롬비아로 출장을 가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 오셨다. 그것도 굉장히 미안(?)한 표정으로.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름 3년차지만, 그래도 팀에선 막내이니까.) 여자애를 혼자서, 그 먼 곳으로 보내는 것이 조금 걱정이 되셨나 보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걸 정말 좋아라 하고, 무엇보다 혼자 돌아다니는 것엔 엄청나게 자신 있고, 또 은근 모험정신(?)이 있는 편이라, 내가 안 가본 데 보내준다는데, 마다할 리가 없었다.

 

내가 갈 출장지는 콜롬비아의 깔리라는 도시였고, 콜롬비아에서는 3번째로 큰 도시라고 했다. 출장을 가기로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니, 게릴라 반군, 마약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난무하길래 조금 걱정이 되었다.-_- 그래서 칠레에서 1년간 살았던 나의 친구 횩에게 조언(?)을 구했고, 횩은 “콜롬비아는 남미에서도 위험하기로 소문난 동네이니 조심해라! 하지만 일하러 가는 것은 괜찮다, 거기서 사는 사람도 있는데... 잘 다녀오라!”고 말해 주었다.

그래, 뭐 다 사람 사는 동네인데, 전쟁 난 나라도 아닌데... 별 거 있겠어? 하면서 이제 항공권을 알아볼 시간. 남미는 정말 멀긴 먼 곳이었다. 일단 뉴욕까지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고, 거기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8시간 가량 비행기를 더 타야 했다. 같이 일정을 소화하기로 한 차장님께서는 인천에서 조금 늦게 출발해도 되고, 전체 여정 시간이 가장 짧은 인천-앨러바마-보고타-깔리 노선을 추천해 주셨지만, 나는 간 김에 뉴욕 구경도 조금 하고, 깔리에도 조금 일찍 도착해서 다음 날 일정 소화하기 전에 쉬고 싶기도 했기에... 인천-뉴욕-깔리 노선을 선택!

 

 

 

 

 

출장갈 때 항상 남기는? 발사진..-,-

 

 

 

 

 


세계 최대의 도시, 뉴욕, 그리고 JFK 공항

 


태어나서 땅을 밟지 않고 가장 오랜 시간 비행한 것이 이번 인천-뉴욕 노선이었던 것 같다. 14시간!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나는, 거의 2시간 밖에 못 자고 테트리스도 하고, 영화도 보고, 노트북으로 글도 쓰고, 출장 준비도 하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도 잠 잘 자고 싶어... 그런데, 이건 내가 덜 피곤해서 못 자는 거였다. 출장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선 거의 기내식 먹는 시간만 빼고 다 잔 것 같음.

 


어쨌든, 14시간의 길고 긴 비행 끝에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내가 뉴욕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이 오전 11시 30분이었기에, 난 그 날 MoMA도 가고, 센트럴 파크도 가고, 야경도 보고... 하면서 정말 야무진 계획을 세워 놓았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 통과하고 도심에 있는 호텔까지 가는 Supershuttle을 기다리는 데만 시간이... 하하... 덕분에 호텔에 도착했을 때 난 이미 긴 비행+공항에서의 대기 시간의 콤보로 인해 엄청난 녹초 상태였다.


 

내가 Returning ESTA였다면 입국 심사가 훨씬 조금 걸렸을 텐데, 아무래도 First Time ESTA여서 좀 더 오래 걸렸던 것 같다. 그나저나, 미국인 특유의 유머는 입국 심사 하는 security officer 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까지 해외 여행이나 출장 다니면서, 이렇게 농담 많이 하고 웃으면서 입국 심사 한 적은 처음이었던 듯. 재미있는 아저씨 덕분에 지친 마음이 조금이나마 회복된 느낌이었지만, 다시 Supershuttle을 기다리며 그 에너지를 다 깎아먹어 버렸다.

 

Supershuttle은 미국 공항에서 도심까지 밴을 타고 이동하는 서비스인데,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과 동승하게 되며, 약 20불의 가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난 출장으로 온 거기 때문에 택시를 타도 되긴 하지만, 뉴욕 도심으로 가는 건 사실 일과는 관계 없이 내 욕망으로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회사 돈으로 그 비싼 택시를 타는 게 조금 눈치 보여서 예약한 것이 Supershuttle. 하, 그런데... 한 20분 기다리면 온다고 했던 밴이, 40분이 지나서야 왔다. 정말 너무너무너무 힘든 기다림이었어. 일요일이라 너무 막혀서 그랬던 건지. 아무튼 다음에 뉴욕에 오게 될 때는 지하철을 이용하든지, 다른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

 

 

 

 

 

 

 

 

 

 

야경이 예쁜 호텔, Hilton Times Square


드디어 호텔 도착! 내가 뉴욕에서 묵은 호텔은 Hilton Times Square였다. 타임스퀘어에 있기에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기도 좋고, 야경도 괜찮다고 하고, 맨하탄 중심에 있는 것 치고는 가격도 괜찮길래 선택한 호텔. 42번가에 있는 호텔인데, 우연히 방도 42층을 배정받았다. :) 높은 층을 배정받은 덕에, 방에서 뉴욕의 고층 건물들과 야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방에서 보이던 창 밖 풍경.


나는 비행기가 11시 30분에 도착하길래, 호텔에는 늦어도 2시쯤엔 도착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서 호텔 체크인이 3시라, early check-in 가능한지 문의까지 해 뒀는데... 내가 호텔에 체크인 할 때는 벌써 3시 10분. 허허... 완전 지친 나는, 뉴욕에 오기 전 현실 인식을 하지 못하고 미리 세웠던 원대한 계획들을 뒤로 하고, 방에서 잠시 멍 때리며 쉬었다. 깔끔하고, view도 괜찮아서 만족스러웠다.

 

 

 

 

 

 


 

 

 

 

DInner in New York

 

내가 출장 가면서 뉴욕에 경유한다는 이야기에, 아버지께서 뉴욕에 계신 절친 친구분께 연락을 하셨는데, 내게 이 날 저녁을 사준다고 하셨기에 시간을 맞춰서 나가야 했다. 아버지 친구분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뉴욕에서 계속 살고 계셔서, 나는 거의 만난 적이 없고 아버지 말씀으로만 종종 전해 듣던 분이었다. 그래서 조금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아버지와는 한국에 들어오실 때마다 만나실 정도로 친한 분이셔서, 나도 별로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 내가 뉴욕에 와서 아버지 친구분과 사모님, 그리고 아드님 부부와 함께 저녁으로 먹은 것은... 바로 한식이었다. ㅋㅋㅋㅋ 브로드웨이에 있던 ‘강서식당’이라는 한식당이었는데, 외국의 한식당이 모두 그렇듯이 비싸고, 맛은 그저 그렇다. 나는 기내에서 얼마 못 잔 상태라 음식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였는데, 음식을 계~속 시켜주셔서 정말 열심히 먹었다. 소주도 몇 잔 했는데, 한 병에 15불이라는 사실에 놀람...=_=

 

아버지가 친구분께 면세점에서 양주를 하나 사다 드리라고 말씀하셔서, 맥캘란 150불 정도 하는 걸 사다 드렸는데, 아버지 친구분께서 그것보다 더 많이 용돈을 주셔서... 돈도 벌고 있는데 받기가 그래서 계속 사양했지만, 계속 받으라고 하셔서 감사히 받았다. :)

 

 

 

 

 

A Walk in Manhattan


이날 난 뉴욕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만 다녔다. 돈을 아끼려고 그런 건 아니고, 구경하는 김에 겸사 겸사. 걸으면서 느낀 건, 뉴욕은 정말 거대한 도시라는 것. 뭐랄까? 난 맨하탄에만 있어서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맨하탄은, 거대한 강남 같은 느낌이었다. 고층 건물, 여기저기 쇼핑할 곳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모두 약간 강남의 역삼동이나 삼성동 일대와 비슷한데, 뭐든지 엄청 크다. 건물도 정말 높고, 사람들도 많고, 이상한 사람들-_-도 많은... 그런 곳. 고층 건물이 이렇게나 많을 수 있다는 것에 연신 놀라워하면서 여기 저기 돌아다녔다.

 

 

 

Macy’s, 빅토리아 시크릿 같은 쇼핑 스팟도 몇 군데 들렀지만 딱히 내 눈을 사로잡는 아이템들이 없어서, 역시 나 같은 코덕은 Sephora나 가야지- 하면서 Sephora로 향했다. 미국에서 사려고 마음 먹었던 Urban Decay Naked 시리즈 앞에서 서성거리면서 시리즈 중에 뭘 살까 고민 고민, 다른 화장품들도 구경하다가, Bite Beauty의 Frozen Berries Collection 발견! 짙은 버건디 + 다크 퍼플 느낌의 다섯 가지 shade로 이루어진 립스틱 콜렉션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Plum 색상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마침 그 매장에서는 Plum이 품절이었다... 그래서 일단 ‘야경 먼저 보러 가고, 돌아 오는 길에 또 Sephora가 있으면 거기서 사야겠다’ 싶었다.

 

 

 

 

Top of the Rock, 그리고 뉴욕의 야경


내가 야경을 보러 간 곳은 바로 Rockfeller Center. 이 건물의 꼭대기 층에 Top of the Rock 이라고 부르는 observation deck이 있다. 구글 맵에서 Rockfeller Center을 검색했을 때 Closed on Sunday 라길래, 설마 헛걸음을 하는 것은 아닐까 했지만... Top of the Rock은 일요일에도 연다. :)
키오스크에서 티켓팅을 하고 나면, 입장까지 약 30분동안 대기하게 된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연 곳도 없고, 비행기 오래 타서 부은 다리로 너무 많이 돌아다닌 터라, 너무 힘들어 그냥 ATM 기기 있는 room의 턱 같은 곳에 앉아 있었다. 하, 힘들어...

 


 

 

30분의 기다림 끝에, Rockfeller Center 꼭대기로 올라가 마주한 뉴욕 맨하탄의 야경. 서울, 도쿄, 홍콩, 상해, 뭐 다양한 도시의 야경을 봤지만... 야경을 보면서 경외감 비슷한 걸 느낀 건 뉴욕에서가 처음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본 야경 중 가장 화려하고, 또 슬펐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 끝없이 펼쳐진 고층 건물들, 그 안의 수많은 불빛들을 보면서, 화려하지만 처연한 도시의 얼굴을 보았다.

 

 

 

죄다 흔들려서 제대로 나온 사진은 얼마 없지만,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뉴욕의 야경.

저 안에서 다들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을까?

 

 

 

 

야경을 보고 나오니 이렇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그냥 무작정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비 좀 맞으면 어때? 나는 지금 뉴욕이라구, 뭐 이런 심정이었달까.

 

뉴욕에서 많은 걸 하지는 못했지만, 야경을 본 것 만으로도 이곳을 경유한 이유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아, 그리고 더불어 Sephora에서 소소하게 득템한 화장품들도! :)

 

 

 

 

Urban Decay Naked Palette와 Bite Beauty Frozen Berries Collection의 Plum 색상. 앞으로 다가올 가을에 유용하게 사용할 아이들 :) 어반 디케이는 약간 서양인 느낌이 나는 색상들이어서 Best는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 플럼색 립스틱은, 가을에 트렌치 입고 차도녀 코스프레 하기 좋은 색상=_=!!!

 

 

 

 

그리고, Times Square

 


내가 묵은 호텔이 위치해 있으며, 이 날 가장 많이 왔다갔다 한 Times Square.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들, 그리고 에너지가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왔을 땐 꼭 Lion King 뮤지컬을 보리라. 내가 영화 감독으로서도 너무 좋아하는 줄리 테이머가 디렉팅한 뮤지컬이니 꼭 본고장인 뉴욕에서 보고 말겠어!

 


 

 

호텔에서 보이는 야경.

 

우와, 정말 초인적인 힘으로 돌아 다닌 것 같다. 호텔에 돌아와서 씻고, 이것 저것 하고 잘 준비 하니 새벽 1시였다. 나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다음 날 5시에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아무튼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뉴욕이니, 최선을 다해 돌아다녔다.

 

다음날 깔리로 출발하기 위해, Nite ni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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