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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돈키호테 둘시네아 바리에이션에 빠져 있다. 지난 11월에 마린스키 내한공연 이후로.... 그 때 김기민-빅토리아 테레시키나 캐스팅으로 공연을 봤었는데, 빅토리아 테레시키나가 춘 둘시네아가 내가 알던 버젼과 음악/안무가 모두 달랐다. 턴이 중간중간에도 많이 나오지만, 특히 마지막엔 무대를 대각선으로 끝에서 끝까지 앙드당/앙디올 턴을 반복하며 가로지르고, 셰네 턴으로 마무리하며 끝나는.... 정말 웬만큼 턴 잘하는 발레리나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겠다 싶은 버젼이었는데, 빅토리아 테레시키나가 정말 너무 완벽하게 해내버렸다. 마지막에 무대 대각선으로 턴 돌면서 가로지를 때는 거의 오르골 인형처럼 돌더라.....
빅토리아 테레시키나
이 영상에서도 턴을 돌 때 축이 정말 꼿꼿하고 흐트러짐이 없다. 깔끔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달까. 그리고 나는 빅토리아 테레시키나 특유의 여유로운 느낌이 너무 좋다. 춤을 출 때도, 연기할 때도 항상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아마 실제 성격도 되게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해 주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일 것 같다. (궁예질..? ㅋㅋㅋ)
아무튼 내가 저 버젼의 둘시네아에 빠진 이후, 음악이라도 찾아 듣고 싶었는데... 뭘 어떻게 찾아야 할 지 감도 안 오고... 다른 둘시네아 영상 찾아봐도 이 버젼은 테레시키나밖에 없는 것 같아서 대체 뭘까 하고 있었는데...
마리아 호레바
우연히 마리아 호레바 인스타그램에서 파키타 리허설 영상을 봤는데, 음악이랑 안무가 내가 봤던 그거랑 똑같은거다! 바로 검색해서 찾아낸 파키타 솔로 바리에이션.
흠, 그러면 이 음악은 파키타로 검색해야 하나? 싶었는데 파키타로 검색해도 잘 안나옴... ㅠㅠ 영상은 마리아 호레바가 바가노바 졸업할 때 쯤 공연한 영상인 것 같다. 물론 마리아 호레바도 너무 요정같이 예쁘고 잘 하지만 내 취향은 테레시키나! 아, 물론 갓 바가노바 졸업한 사람하고 마린스키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를 비교하는 건 반칙이긴 하지만 ㅎㅎㅎ
마리아 호레바는 보면 움직임이 가벼워서 경쾌하고 요정같은 느낌이 부각되는 것 같다. 저번 돈키호테 숲의 여왕 할 때도 그랬고... 근데 난 약간 느린듯 하면서 박자도 꽉꽉 채워 쓰고, 쫀득한 느낌이 드는 걸 좋아해서.... 뭐 아직 어리니까 다양한 춤을 추면서 또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나가겠지? 앞으로가 참 기대된다.
파키타는 참 바리에이션들이 이름 없이 번호만 있고, 그마저도 발레단마다 버젼도 다르고 일부만 공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음악 찾기가 더더욱 힘들었다.
그러던 중 검색을 통해 아래 영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The "Other" Dulcinea Variation
Elvira Tarasova라는 발레리나가 연기한 둘시네아. 테레시키나랑 같은 버젼이다. 더보기 란에 보면 영상 게시자분께서 친절히 이 variation의 기원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고 계신다. 오 신기 ㅋㅋㅋㅋ 요약하자면
원래 이 바리에이션은 Legnani라는 프리마 발레리나가 러시아 차르의 궁정 발레에서 췄던 자기만의 variation이라고 한다. 그 당시 발레리나가 자신만의 고유한 variation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 경우 그 variation은 보통 그 만든 사람만이 출 수 있는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Legnani가 러시아를 떠난 이후 다른 발레리나에 의해 도용(!) 되었고, 그 발레리나는 Drigo가 작곡한 The Fairy Doll이라는 공연에서 이 variation을 추었다.
후에 Natalia Dudinskaya라는 발레리나가 이 안무를 돈키호테에서 사용했다. Dudinskaya는 차르의 궁정 발레 안무를 종종 차용해서 공연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가 은퇴하고 난 후 이 variation을 자기가 좋아하는 학생에게 물려(?)줬는데 그 학생이 바로 영상 속의 Elvira Taraskova.
그 이후 몇몇 발레리나들도 이 버젼의 둘시네아를 췄고, 최근에는 바가노바 파키타 그랑 파 클래식에 등장하고 있다.
유튜브 덧글을 읽어보니, 나처럼 이 버젼의 음악을 목놓아(?) 찾는 사람이 많았다. 결론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녹음되어 발표된 버젼은 없다는 것. 슬프구나. ㅋㅋㅋㅋ
Ksenia Zhiganshina
러시아 이름 너무 어려워... 아무튼 저 분이 바가노바 파키타 공연 때 춘 버젼. 3:17부터 시작.
마리아 호레바보다 오히려 이 분이 추신게 내 취향인듯?
아무튼 요즘 이 버젼에 너무 홀릭해서 계속 보다 보니, 갑자기 오리지날 둘시네아가 보고싶어졌지 뭐야 -_-;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유튜브에서 Dulcinea 검색하면 제일 위에 나오는 자하로바 버젼. 엄마 근데 둘시네아에 이탈리안 훼떼가 있었어?;; 이 영상 말고는 이탈리안 훼떼 하는 걸 못 본것 같은데, 자하로바만 하는건지 아니면 이날 실수한건지? ㅋㅋㅋㅋ 그건 모르겠지만 암튼 너무 감쪽같고, 자하로바의 라인은.... 뭐, 말해 뭐하나요 ㅋㅋㅋ
유현정(2016 프리 드 로잔)
어머 얘, 너 너무 잘한다...ㅜㅜ
엘레나 예브세예바
와, 둘시네아가 이렇게 상큼할 수도 있다니 나 깜짝 놀랐어요. ㅋㅋㅋㅋ 지금까지 본 둘시네아는 다 우아하고 조신하고 차분했는데, 이렇게 상큼하고 에너지 넘치는 둘시네아라니! 너무 의외이면서도 그 에너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11월에 마린스키 돈키호테로 내한했을 때 (나는 보지 못했지만) 엘레나 예브세예바도 키트리를 연기했었는데.... 아마 엄청 귀엽고, 사랑스러운 키트리였을 것 같다는 느낌이! 한번 보고싶네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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