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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뉴

토슈즈 수업 두번째

세실류 2018. 5. 13. 18:49

 

 

어제, 두번째 토슈즈 수업을 들었다. 우리 학원에서는 2주에 한번씩 토요일마다 수업이 있는데, 저번달에 한번 수업 듣고, 일정관계상 그 다음 수업을 듣지 못해 이번이 딱 한달째였다.

 

나는 사실 이제 막 발레 시작 4개월을 채운 초보다. 한달 전 학원에서 첫 토슈즈 수업을 한다고 했을 때, 다른 회원님들이 토슈즈 사서 신어보고 하는 모습을 보고서 부럽다 생각만 했지, 나도 듣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한번 와볼 생각 있냐며 먼저 물어보시는 거 아닌가? 난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너무 기초가 없어서 안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ㅋㅋㅋㅋ 난 아직 저질 턴아웃에 몸 정렬도 엉망인데 토슈즈라니... 아무럼 이건 아니지 싶었다. 그런데도 선생님께서 '어차피 바 잡고 할거다'라고 하시면서, 홀 타이즈 줄테니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엄청난 고민-_-에 빠졌다. 남들은 발레 몇년 하고 나서야 신어볼까 말까 한다는데, 고작 몇개월차인 내가? 괜히 했다가 어디 다치거나 이상한 버릇만 드는 거 아닐까... 대체 선생님은 내게 왜 토슈즈 수업을 권한걸까 내가 호구로 보이나..(;;;;) 등등의 고민까지. ㅋㅋㅋㅋ 아니 뭐 어디 유학가는것도 아니고 취미로 하는것일 뿐인데 뭐 이리 심각한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토슈즈로 인터넷을 폭풍 검색 하던 중, 실제로 (요즘 꽤나 유명한) L 학원에서는 발레 경력 3개월 정도인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기너스 포인트' 클래스가 있다고 했다. 토슈즈를 신고 본격적인 동작을 하는 것 보다는, 토슈즈를 통해 발목과 발등 힘을 강화하고, 기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데 주력하는 클래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 학원 자체가 생긴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다른 회원님분들도 (물론 나보다는 경력도 길고 훨씬 잘하시지만 ㅠㅠ) 막 몇년동안 발레를 해오신 게 아니라서, 우리 학원 토슈즈 수업도 비슷한 컨셉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좀 더 용기를 내어볼까...?' 생각하던 도중, 선생님이 토슈즈 수업 나올 생각 있냐고 한번 더 물어보시기에 덜컥 알겠다고 대답해버림. ㅋㅋㅋㅋ

 

 

 

실제로 첫 수업때는 다같이 매트 운동이랑 바 한 후에, 토슈즈 만져보는 시간이 길었다. 고무줄이랑 끈 달고, 신어보고, 꺾고... 하느라고 실제 토슈즈를 신고 한 수업은 짧게 끝났다. 를르베/드미포인/쁠리에 등 아주 기초적인 자세들 몇 번 반복하고 끝. 한 10분정도 했으려나?

 

 

이번 수업에서는 한 30분 이상 포인트 슈즈를 신고 했던 것 같은데... 를르베/드미포인/쁠리에는 물론이고 에샤뻬, 빠세 등의 동작까지 했고, 무려 한손 바도 했다. 근데 나... 발목에 힘이 없어서 부들부들 휘청휘청....... 안그래도 엄지발톱이 엄지발가락 살에 파고들어서 (전날 발톱을 깎은게 에러였다. 안그래도 원래 발톱이 살 잘 파고드는데 ㅠㅠ) 아파 죽겠는데, 토슈즈 신고 를르베하고 발등 밀어내고 하려니 정말 아프고 고역이었다. 다리도 잘 안되니, 상체는 뭐 신경쓸 여력도 없었다. 어깨는 올라갈대로 올라가고... 팔 모양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토슈즈야 나 말고도 다른 분들도 처음이니 다들 아프고 허둥지둥 헤맨다고 하지만, 나는 그 전에 소프트 슈즈 신고 한 바랑 센터에서도 엄청 헤맸다. 특히 센터 ㅋㅋㅋㅋㅋ 하... 물론 내가 그 수업에 있는 사람들 중에 제일 발레 경력이 짧으니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민폐는 끼치면 안될 거 아니야!!! ㅜㅜㅜㅜ 나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따라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못했다. 아하하하하하...

 

 

 

센터때 엄청 헤매고, 토슈즈 신고는 헤매는 수준을 넘어서 거의 멘붕 상태에 가까웠기에, 이 다음에 또 토슈즈 수업을 듣는게 맞는건가 하는 고민이 들었다. 2주 뒤에 있을 수업은 또 일정 관계상 못 들을거고, 한달 뒤에나 들을 수 있을건데... 그 때는 내 실력이 조금이나마 나아져 있으려나 ㅠㅠ... 발이랑 다리 힘도 더 좋아지고, 턴아웃도 더 나아져 있으려나...... 센터도 지금보다는 괜찮게 하고 있으려나....

 

수업 자체는 바랑 센터 루틴도 평소랑 다르기에, 잘은 못해도 '새로운 자극'으로 받아들일 수 있긴 한데, 괜히 내 수준에 안 맞는 수업 들으면서 선생님 힘들게 하고 다른 회원님들께 민폐 끼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뭐 항상 클래스를 하다보면 제일 못 하는 사람은 어쨌든 한명은 있을 수밖에 없는거긴 한데, ㅋㅋㅋㅋ '그래요 회원님들. 저같은 사람이 있어야 쟤도 하는구나 하면서 희망을 가지시겠죠...?' 이런 마음가짐으로 그냥 밀고 나가야 하는건지, '아 이런. 이건 아직까지내겐 무리야. 그만두자.' 해야 하는건지....

 

 

어쨌든, 이번 수업에서 배운 점은:

1. 토슈즈 수업 임박해선 발톱을 깎지 말자. 사실 발톱이 그다지 많이 긴 것도 아니었는데, 조금이라도 짧은 게 덜 신경쓰일것 같아서 전날 깎은 거였다. → 잘못된 선택.

2. 집에서 가끔 토슈즈 신고 를르베, 드미포인, 쁠리에라도 연습해야겠다........ (과연? 복근운동이나 열심히 하자.)

3. 다음 토슈즈 수업 전까지 엄지발가락용 토씽을 사놔야겠다. 엄지발가락 너무 아푸다.... (발톱 때문이었을까...ㅠㅠ)

4. 그거 사는 김에 다른 토씽도 사볼까.... (선생님이 준 토씽 있는데 이거 도대체 뭔지 모르겠음)

5. 그럼 배송비 아껴야되니까(;;) 토슈즈 플랫폼 꿰맬 실이랑 바늘도 살...까................. (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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